대프리카 출신이지만 덥습니다.
덥다.
그래 더웠다.
나만 그렇게 느끼는 게 아니라
전국민이 그렇게 느낀다.
기온, 습도가 다 높다. 수치가 그렇다.
추석 연휴에도 에어컨은 꺼지지 않았다.
추석이 지났는데도
운동장에서는 더워서 체육 수업이 안된다.
아이들도 덥지만 나도 덥다.
대프리카 출신인 나도 더위를 느낀다.
하지만
대밍아웃을 한 이후부터
학생들은
날이 더운 날에 뭘 시키기라도 할 때면
선생님은 대프리카 사람이잖아요!
낭패다.
그래서 그게 뭔 상관이냐고!?
요즘 똑같이 덥거든!?
맞다. 요즘은 어디할 것 없이 덥다.
20대까지만 해도 고향의 더운 날씨에 대한 자부심(?)이 마음 한켠에 있었는 지도 모른다.
하지만 고향을 떠나온 지도 어언 20여년이 되었고
대구만 더운 줄 알았더니
서울도 똑같이 덥다는 걸
매해 느끼고 있는 대프리카인으로서의
얄팍한 자부심은 접은 지 오래다.
그나저나 날이 계속 이러면
운동장 수업은 어떻게 한담…
서울 이외 지역 학교에서는
유휴실을 활용하여
다목적 실내 체육공간을 꾸미기도 하는 데
아직 과밀한 서울의 학교들은 부러울 따름이다.
학교에 공간이 있으면 좋은데 쉽지 않다.
공간은 원래 없는 거고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고
농구 수업 때 학생들에게 백방으로 말했지만
나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셈이다.
날씨를 보아하니
내일부터 비가 오고 난 후
다음주부터는 비로소 시원해질 것 같다.
유난히 더웠고
더위가 길었고
비도 자주 쏟아졌던 2024년
더위를 보내며
가을부터는 어떤 이야기들을 운동장에서 써내려갈 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그리고 체육활동 공간을 만들기 위해
슬슬 움직여봐야겠다.
공간 창출 능력이 곧 체육 능력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