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을 권하는 사회 vs 내가 속한 회사라는 사회
출산을 장려하는 제도들이 많이 생기고 있다. 내가 지금 다니는 난임병원의 진료비만 해도 사실 일반 진료비와는 꽤나 차이가 날 정도로 비용도 높고 잦게 발생하지만 새로 생긴 제도 덕에 많은 비용을 지원받아 부담이 줄어드는 세상이 되었다.
출산장려금도 늘어나고, 지역별로 차이가 있긴 하지만 임산부를 위한 제도들도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나 때는 그런 것도 없었어~’라는 친구들의 말을 들으면 정말이지 현실이 많이 좋아지긴 한 것 같다.
다만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것은, 내가 이 모든 제도를 다 누릴 순 있지만 회사에서만은 그 기간이 한정적인 비정규직이라는 것이겠지.
10여 년의 사회생활 간 정규직이었던 나는, 고심 끝에 비정규직이지만 내가 해보고자 하는 업무를 택해 회사 생활을 새로이 시작했다. 새로운 업무는 다행히 나에게 잘 맞았기에 내 선택을 후회하진 않았다.
다만, 내 나이가 노산을 걱정해야 하는 나이가 된 지금, 난임병원을 오가며 가끔 드는 ‘그때 만약 내가…. ‘라는 생각은 쉬이 떨쳐버릴 수가 없다. 정규직이라고 걱정과 고민이 없진 않았지만, 비정규직이 된 지금 그 부담이 더 커졌기에.
나는 매 순간 최선의 선택을 했으나, 30대 후반 가임기의 여자에게는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이 되는 것도, 아이와 회사를 동시에 택하는 것도 쉽지가 않은 현실이라는 것을 그땐 몰랐으니까.
공부를 해서 원하는 회사에 지원하면 되지만 난임병원과 회사일, 집안일을 병행하며 꽤나 높은 경쟁률을 뚫을 만큼 공부에 투자할 체력이 모자라다는 생각이 든다.
나와 비슷한 고민을 이른 시기에 했었던 친구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을 때, 자신은 도저히 회사업무와 난임병원의 스케줄을 맞추지 못해 회사를 결국 나왔었다던 이야길 들었다.
내게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순간이라는 생각은 하지만, 막상 한 가지를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
회사에서는 맡은 업무가 바뀌고, 정규직 시험은 얼마 남지 않았으며, 이번 달만 병원을 7번 방문해야 한다. 체력을 기르기 위해 틈틈이 해오던 운동은 멈춰진 지 오래다.
앞으로 한 달, 이 고비들을 잘 이겨낼 수 있을까, 무엇보다 내 몸과 마음을 건강히 유지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