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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솔soul Oct 05. 2024

인생공부

 실패가 인생공부?  인생공부를 제대로 하고 싶은 그대에게

고3시절, 수능시험에 답안지를 밀려 썼었습니다.

그것도 내가 가장 자신있던 언어영역에서 말입니다.

중간에 답이 헷갈려 풀지 않고, 다음 문제로 넘어갔는데 

답안지에는 한 문제씩 앞당겨 체크를 해버린 것입니다.

답을 밀려썼다는 사실을 형편없는 성적표를 받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성적표를 받아 본 순간, 시간이 잠시 멈춘듯 했습니다.

마치 조심스럽게 하나 둘 길게 나열해 논 도미노를 실수로 잘못 건드려 와르르 무너뜨린 것 같았습니다.

멈춰 세울 수도 없이, 순식간에 촤르르~ 끝을 향해  넘어지는 도미노처럼  

내 인생이 끝도 없이 와르르 무너져버렸습니다.

터무니없는 실수를 한 내 자신이 너무 미웠습니다.

너무 한심해보였고, 나 자신에게 화가 치밀어 올라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바보! 멍충이! 패배자!

나에게 가장 많은 비난을 한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었습니다.

나는 왜 그렇게 냉혹했는지 모를 정도로

스스로를 무능한 사람으로 낙인찍어버렸습니다.


사람들은 흔히 시련과 실패, 고난이 생겼을 경우 " 인생공부" 한거라고 위로합니다.

그런데 

작은 실수 하나로도 실패하고, 끝도 없는 좌절을 할 수 있다는 것

세상이  내뜻대로만 되지는 않는 다는 것

살아가는 것이 그렇게 만만하지만은 않다는 것

아무리 노력해도 얻을 수 없는 것이 있다는 것

한 치 앞도 모르는 것이 인간사라는 것

그 냉혹하고 잔인한 세상을 아는 것이 내게는 인생공부가 아니었습니다.


그건 단지 냉혹한 현실이었고

받아들이기 힘들고, 회피하고 싶은, 

때로는 스스로를 자책하고, 비난할 일이었을 뿐이었습니다.

인생공부가 아니라 상처였습니다. 


시간이 지나서야 알았습니다.

내게 고난이 생겼다고, 저절로 인생을 배우게 되는 일은 절대 없다는 것을.

그건 마치 어려운 수학문제를 풀지않고

세상에 어려운 수학문제들이 많네

"난 이런 문제는 절대 못풀어. 

 왜 이렇게 어려운 문제를 낸거야? 

난 문제도 못푸는 바보야" 하고 

문제를 탓하고 자신을 비난하고 있는 것과 같았습니다.

직접 문제를 풀어보고, 해답을 찾을 때 배움이 일어나는 것처럼

인생 공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다행히 나이가 들면서 나름 인생공부법을  터득했습니다.

내 뜻대로 되지 않을 때는 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만만치 않은 세상을 살기 위해서는 스스로를 믿으며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한다는 것,

또 미리 준비할 수 있는 것은 당황하지 않게 준비를 하고

노력을 했는데도 이루지 못한다면,  

애쓴 나에게 고생했다는 말 한마디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것

한 치 앞도 모르는 세상을 살아가기에

더욱 겸손해져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인생공부를 제대로 하려면

나 스스로가 완벽하지 않다는 것부터  인정해야했습니다.

그래야 완벽하지 않은 나를 채워가는 그 모든 순간이, 진짜 인생을 배우는 시간이 됩니다.

그리고 

진짜 인생공부를 하는 스스로에게

따뜻한 응원을 보내줘야 한다는 것을.


힘내라!  잘하고 있다!  실수해도 괜찮다! 라고...

나를 가장 잘 아는 것은 

바로 나 자신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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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출처> 캔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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