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종일 햇살이 나립니다
봄날처럼 가을날처럼
추녀 끝에 닿는 햇살
커피 향에 젖어 그렇게
살며시 가을이 떠나가네요
이 햇살 지나면
찬바람이 창가에 머물겠지요
잠시만 기다려줘요
후드득 후두둑
마지막 생을 다하듯
떨어진 은행잎은 부활을 꿈꾸고
한 잎 남은 마지막 잎새는
가을 햇살에 더욱 찬란히 빛나네요
가을 구름이 창밖 하늘을 가려도
아직은 가을 햇살에 젖어도 좋은 시간
아무 말없이 그저 바라만 봐도 좋은 시간
가을은 이미 산을 넘지만
아직은 가을을 더 즐겨도 좋은 시간
조금만 더 있다 가요
천천히 조금만 더 천천히
봄날처럼 가을날처럼
온종일 따뜻한 햇살 나립니다
가을에게
좀 더 머물다 가라고
ㅡㅡ어린왕자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