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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봄비처럼 젖다

by 어린왕자

봄비가 내린다고 기별이 옵니다

운전 조심하라고 덧붙인 말에

이불을 박차고 일어납니다

봄이 왔나 봐요

내리는 봄비를 맞아야 할까요

외출하기 이른 시간

마음은 어디론가 봄마중 나갔어요

포근합니다

내리는 봄비도 잔잔하게 떨어집니다

오랜만에 얼굴 마주보는 아들이

흐뭇한 미소로 비를 바라봅니다

오늘은 엄마와 데이트 할 수도

있나 봐요

엄마 집을 찾은 아들이

엄마보다 친구가 먼저란 걸 알기에

엄마인 나와 데이트 할까

잔잔하게 내리는 비처럼

기다려 봅니다

엄마인 나도 바쁜건 마찬가지라

어쩌면 아들도

엄마가 먼저 데이트 하자는 말을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르죠

비가 내리고 있다고

오늘은 데이트 하잡니다

비가 내려도

눈이 내려도

데이트는 기분 좋아요

흐르는 강물 바라보며

비내리는 강둑을 보며

못다한 얘기 나누렵니다

아들의 인생 이야기가

포근한 봄비처럼 젖어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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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목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