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려주니까 피더라

내 젊은 날의 후회

by 어린왕자


좋은 엄마라고 생각했는데
악을 품은 마녀로
아이를 다그쳤다
나도 잘하지 못했으면서
나도 잘나지 못했으면서
남들보다 잘하라고
아이만큼은
남들보다 더 잘났으면 해서
아직 여물지도 않은 꽃잎을
냅다 후려치고 있었다


아직 영글지 않은 꽃은
아프다 아프다 말하지 못했고
더 안으로 안으로 곪아갔다
속을 보지 않으면 모른다
속을 보지 않아서 몰랐다
기다려주면 분명 피는데
믿어주면 진심으로 날개를 펼치는데
아이의 마음을 알지 못했던 에미는
햇빛이 내리쬐는 날에도
폭풍우처럼 매섭게 속을 후벼 팠다

뒤늦게 알았으니 다행일까
위안 삼아 보지만
후회하는 만큼
기다려주는 아량도 배운다
이제서라도






폭우에도 끄떡 않는 꽃잎을 보며 아이에게 다그쳤던 날이 봇물처럼 후회로 밀려왔다. 수십 년이 지난 후에야 알았다. 곪아 터지고 있어도 말하지 못했던 아이의 마음을. 아이도 험난한 인생길을 견뎌내고 있었음을 지금에서야 깨닫는다. 기다려주면 반드시 핀다.


엊그제 오래된 친구를 만났는데 오래된 이야기가 주된 화제였다. 지금은 장성해서 제 앞길 잘 살아내고 있는 자식들에게 왜 그런 큰 기대를 가져 아이를 힘들게 했는지 토로하며 찔끔 눈물도 났다.


미안했다고. 나는 가끔씩 내 아이들에게 문득문득 미안하다는 진심을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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