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지나다

초록 틈 사이로

by 어린왕자


성큼성큼 다가서는 겨울의 아림만큼

호박잎이 버티고 선 출입문 사이로

비집고 들어서는 햇살이 있다

겨울로 넘기 싫은 아직은 가을이 있다


여린 무순이 빼곡히 앉아

눈깔사탕이 고파

마실 가신 엄마를 기다리는 아기처럼

삐뚤빼뚤 고개를 떨구고 있다

차가운 바닥에 누워 뒹굴다

맨땅을 헤집고 일어나는 기운찬 햇살을

보듬어 안고 여린 무 잎은 둥지를 튼다

조금 더 가까이 다가서는 놈이

엄마가 가져온 눈깔사탕을 먹는다

무순은 둥지 속에서 햇살을 기다리다

남은 가을이 불어주는 바람을 등지고

한껏 멋을 부리며 기지개를 켠다

겨울바람쯤이야 거뜬히 견딜 수 있다



글이 잘 써지지 않습니다. 잘 쓸려고 하는 건 아닌데 그냥 잘 써지지 않습니다. 내 글이 마음에 들지 않고 허접스레 보이고 울림도 없고 메시지도 없습니다. 여느 날엔 흔들리는 바람에도 감성을 느꼈고 피어나는 꽃잎 하나에도 설렘이 있었습니다. 오늘 바람은 흔들리는 바람은 그저 스쳐 지나는 흔들림이었습니다.


오늘도 지나는 발걸음이 왠지 가볍지 않습니다. 다시 마음을 다잡고 글을 써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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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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