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붙잡고 싶어요
불국사 안에 심긴 나무입니다
감이 주렁주렁 예쁘게 달렸습니다
일부러 잎을 떨어뜨린 듯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이죠
풍경이 그야말로 아트 그 자체입니다
가을은 저만치 물러나
한 잎 이파리도 남기지 않은 채
싹 쓸고 가버렸습니다
메마른 땅바닥에
얼마나 많은 비질로 훑어냈을까요
조금 남겨둬도 좋았을 걸요
까까머리 대머리도 이리 깨끗하진 않을 겁니다
돌멩이 계단을 밟으면서
미끄러질 듯 내리 딛는 발걸음이
가버린 가을에 문득 쓸쓸해집니다
아직 앉았다 가는 가을바람이 남아
붙들고 싶어
돌담에 앉아 시를 씁니다
계절을 거스를 수는 없지만
계절을 붙들고 잡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이 가을 끝에서
책 읽고 글 쓰고
한 편의 좋은 글을 쓰기 위한 몸부림을 쳐봅니다
언젠가 한번 트일 날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