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엄하게 펼쳐진 한 폭의 수채화
수많은 기도가 쌓였다
어느 순간 딸깍 하며 문을 열고 나오면
굳게 닫힌 소망이
와르르 쏟아져 남산보다 더 큰 산을 이루겠다
아베마리아 하느님 부처님
모두 한자리에 모여 화합을 이루고
낭만을 이루고
오래되고 낡은 쇠사슬에 엮여
수없이 많은 한파와 비를 막고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소망탑은 굳건히
자기 자리를 지키고 섰다
저녁노을에 빛나는 기도
내 소원은 어디에 갇혔을까
무너지고 깨지고 녹슬어도
같은 하늘 아래 같은 마음으로
둥글게 떠오르는 태양을 영접한다
하늘에 떠가는 구름도
나뭇가지에 걸렸다 가는 석양도
산봉우리에 앉았다 누워버린 바람도
남산 앞에 세워진
색색의 기도는
오늘도 말없이 꽃그림을 펼친다
이 또한 얼마나 장엄하게 펼쳐진
한 폭의 아름다운 수채화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