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눈엔 너도 꽃
엄마, 저게 뭘까요?
어디 보자!
꼭 벌레 같은데요?
그럴지도ㆍㆍㆍ그런데
벌레가 얼어붙었나?
아닌데요?
그럼 엄마가 한 번 볼게
다 큰 아들 녀석과
통도사 자장암을 내려오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무엇을 보게 되었다
그리 멀지 않은 시선에서
좀 비켜난 자리에
위태로운 둑 아래 올곧게 서 있다
오를 땐 둑이 위험하다며
좀 잘 정비하지, 하면서
미처 신경 쓰지 못했는데
내려오는 길에 보고만 저것
자세히 보면 보인다
살아 숨 쉬고 있는
버섯
꼬물거리는 애벌레가 허물을 벗듯
긴 가지 사이에 매달려
안간힘을 쓰며 버티고 있는 줄 알았다
어머, 버섯이다, 얘.
어쩐다고 저기 폈다요?
글쎄다, 저도 살려고 저러나 본데
주욱 팔을 뻗어보고 마는 녀석이다
아서라, 건드리지 마라, 아프다
너도 미끄러져 쓸려내려 가겠다
암자 오르는 길가
둑이나 제대로 고치지
사람이 미끄러지면 어쩌려고
버섯도
나의 큰 녀석도
위태로운 길에서 제각기
자기 생을 살아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