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 이런 아침을 먹었나?

쌀밥 먹고 힘내라

by 어린왕자



엄마의 아침밥은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뜻한 쌀밥과 된장 시래깃국

참기름 둥둥 떠다니는 고소한 미역국

고등어 한 마리 구워내면

하루 온종일을 버텨내는 힘이 있었죠


언제부턴가

쌀밥이 사라지고 된장 시래깃국이 사라지고

시리얼에 우유를 부어 먹는 딸을 보면서

빵에 잼을 발라 먹는 사람들을 보면서

'이게 머시고' 하시는 엄마

압력 밥솥에서 뜸을 들이던 하얀 쌀밥은

이미 냉동고에 묻힌 지 오래다

계란을 발라 식빵을 굽더니

이제는 우유 대신 시커먼 커피를 마시네

'아따, 이건 또 머시여'

늙은 엄마는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며

기어코 꾸역꾸역 멸치로 쌀밥을 먹는다


올리브 오일이 좋다고

삶은 달걀에 뿌려 먹으니

살아 있다면 엄마는 또

뭐라고 한마디 하실까 싶다

'가지가지 한다' 하시겠지


엄마가 그립듯

어떤 날은

하얀 쌀밥에 된장국이 그립기도 하겠지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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