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늘 한결같아

by 우리의 결혼생활

아이들의 방학은 언제나 즐겁다. 하지만 엄마에게는 숙제가 많아지는 나날의 연속이다.


어린아이일 때에는 여행이 가장 큰 계획이었다. 그러나 아이가 자라면서 엄마의 할 일도 달라졌다. 이제는 식단을 챙기고, 삼시 세 끼를 준비하고, 공부 분위기를 조성하고, 집안의 정숙함을 유지하는 것이 하루의 중심이 되었다.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개인의 공간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독립적인 공간 속에서 혼자만의 생활을 하고, 적당한 거리감을 유지해야 했다. 엄마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밥을 챙겨주고, 간식으로 견과류나 과일을 내어주며, 아이가 휴식이 필요한 순간을 포착해 적시에 쉴 수 있도록 돕는 것뿐이었다.


가끔 아이들은 화장실 가는 시간도 미룰 만큼 자기 책상 앞에서 종일 몰입하기도 했다. 그런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당황스러울 만큼 지적 능력이 내 수준을 벗어나 있었다.


감사하게도 열심인 모습에 감동하다가도 다시금 공부하느라 건강을 해칠까 걱정이 되었다. 또 조금 안일해지는 듯싶으면 조급한 마음을 감추지 못할 때도 있었다. 엄마의 마음은 늘 이랬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어쩌면 외로운 시간을 잘 견뎌내는 힘을 갖게 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어린아이일 때는 '엄마, 엄마'만 찾던 아이가 '친구, 친구' 하며 나가더니, 이제는 자기 삶에 목표와 체계가 생기면서 자신을 위해 외로운 돌파의 시간을 견뎌간다. 그리고 마침내 크고 작은 목표를 이뤄내고 엄마에게 자랑하며 이야기하는 그 잠깐의 허세를 위해, 매일같이 성실한 훈련을 해낸다.


방학도 학기 중에도, 학업 스트레스 없이 편히 쉬게 해주고 싶다. 그러나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안다. 엄마도, 아이도.


때때로 표정이 안 좋거나 답답해 보이는 어떤 날에는, 엄마는 가만히 다가가 아이를 꼭 끌어안고 이렇게 말한다.


"혼자 하는 공부고 매일 같은 공부 스케줄이지만, 엄마는 항상 너와 함께하고 있어. 언제든 엄마 아빠에게 달려와. 언제든 함께 힘을 합쳐줄게. 늘 네 편에서 소중한 널 안아줄 거야."



어느새 열여덟. 스무 살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서른이 되어도 마흔이 되어도 엄마는 말이야, 우리 딸이 원하면 언제든 마음을 다해 따스히 안아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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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수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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