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심는 마음으로

by 우리의 결혼생활

사춘기 아이들이 자라나며 가장 좋은 점은 말이 잘 통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딸이라서 더 좋은 점은 공감과 지지가 서로 오가며 친구 같은 모녀 사이가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종종 나의 사랑하는 딸들을 정말 친구인 것처럼 대우하는 것을 경계한다. 자녀는 성인이 되어서도 자녀로서 사랑을 받는 위치에 있어야 한다. 부모의 친구 노릇을 해야 한다면, 그 관계는 정상적인 부모와 자녀의 관계가 아닐 수 있다.


자녀가 부모에게 친구나 애인이 될 수 있을까? 때때로 그렇게 잠시나마 위로를 주는 관계가 될 수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부모의 입장에서다. 자녀는 부모의 고민을 받아주거나 이해할 이유가 없다.


친구는 고민 상담을 들어주고 함께 울고 웃어주는 존재다. 같은 환경에서 서로 적당한 도움을 주고받으며 학교 생활을 나누는 것이 우정이다. 그렇다면 아이들에게 친구라 하기에는 위치가 맞지 않다.


나이도 미성년이며, 나와는 한 세대 차이가 있고, 삶의 능력치도 다르다. 함께 무엇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주고 주고 또 주어도 결국 내 마지막까지도 나누어야 하는 존재가 자녀들이다.


자녀에게는 부모가 울타리가 되어 주고, 기댈 곳이 되어 주고, 정신적 지원군이 되어야 한다. 부모를 위해 무언가 희생해야 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부당한 짐이 된다.


성인이 될 준비를 마치면 언젠가 내 품을 떠나 훨훨 날아갈 아이들을 위해, 나는 오늘도 한 그루 나무를 심는 마음으로 살아간다.


나무는 한 세대가 먼저 심어야 다음 세대가 그 과일을 먹을 수 있다. 어떠한 물질적 자산을 남기고자 하는 것도 있겠지만, 나는 더욱이 사랑을 남기고 싶다. 사랑을 심어주면 그 나무에서 사랑을 거둔다.


아이들이 사춘기를 지나 성인이 되어서도 엄마 곁에 종종 들른다면, 나는 여전히 사랑을 주고 싶다. 열매가 된 사랑을 다음 세대와 그다음 세대에까지 풍요롭게 담아내고 싶다.


무엇으로 추억하게 될까? 부모님의 잔소리나 학업, 취업, 결혼 같은 이유로 아이들과의 황금기를 망치지 않도록 잘 길러야 한다. 결국 자라서 남는 것은 사랑받은 기억과 따스한 포옹, 그리고 부모님의 사랑과 헌신을 보고 자란 두 눈을 가지고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에게 독립할 시간을 주고, 점차 자라 가며 경험한 일들을 차곡차곡 쌓아 두둑하게 자양분을 챙겨 부모의 둥지를 자연히 떠나도록 격려하고 싶다.


나의 사랑하는 아이들이 엄마를 보며 아쉬워하기보다 오히려 뒤를 돌아보지 않고 앞으로, 미래를 향해 전진하기를 응원한다. 그만큼 엄마는 단단하고 뿌리 깊은 나무가 되어주고 싶다.


나는 나름대로 멋진 부모가 되기 위해 오늘 하루도 충분한 사랑과 애정을 담아 두 눈으로 아이들을 바라보고, 또 다짐하며 살아간다.

월, 수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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