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이 현실이 되는 삶
어린 시절, 나에게는 늘 꿈꿔오던 상상이 있었다. 좋은 남편을 만나 일찍 결혼하고, 아이 셋을 낳아 화목한 가정을 이루는 것. 부모님을 잘 모시고 맛있는 식탁을 준비하며, 동시에 커리어를 쌓아 키워갈 수 있는 창업 하는 것. 그리고 살림을 잘 꾸려서 내집 장만하는 것까지.
이런 막연한 꿈들은 누구나 한 번쯤 그려볼 수 있는 평범한 바람들이었다. 하지만 나에게는 이 상상을 향한 남다른 간절함이 있었다. 어떤 부족한 부분에서 일어나는 정신적 갈망이 구체적인 목표로 이어졌고, 그 목표를 향해 열심히 달려가다 보니 하늘도 도와주는 듯했다.
지금 돌이켜보면, 단순히 ‘운이 좋았다’ 고만 말하기에는 너무도 많은 우연과 노력이 그 속에 어우러져 있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꿈꿨던 일들을 하나씩 세어보니, 놀랍게도 많은 것들이 현실이 되어 있었다.
감사하게도 화목한 가정을 꾸렸고, 보석 같은 아이들이 셋이나 있다. 부모님께는 늘 부족하지만 효를 다하고 있으며, 건강한 집밥을 챙기는 일상이 자리 잡았다. 나만의 커리어도 차근차근 쌓아가고 있으니, 이제 어느 정도 완성적인 단계에 이른 것 같다.
예전에는 뜬구름 잡듯 한 상상에 불과했던 것들이 한 계단씩 부지런히 오르다 보니 현실이 되었다. 이제는 내삶을 돌볼 여유가 생겼고, 뒤돌아보면 모든 것이 감사할 일들이다.
씨가 자라고 꽃이 피며, 또 그 꽃이 지는 것이 슬프지만 떨어져야 열매가 맺히듯이, 매 시간 매 순간 울고 웃으며 최선을 다해야만 진정한 열매를 맞이할 수 있다. 자신이 지나온 발자취에 우여곡절이 있어도 그것이 아름다울 수 있다면, 그 또한 훌륭한 삶이다.
지난날의 어서픈 실수들도 실패가 아니라 경험이었다. 그 경험들 덕분에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고, 도리어 자신의 부족함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어리숙하고 부족한 인생 공부를 한 셈이다.
옛말에 시간은 쏜 살 같다고 했다. 쏜 살은 과녁을 향해 날아간다. 젊을 때는 인생의 과녁을 향한 속도가 느려서 많은 변수를 만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변수들이야말로 큰 스승이 된다. 경험치는 능력치와 비례하기 때문이다. 여전히 상상하고 기대하며 열심히 경험하는 시기이지만, 이제는 실수가 줄어들고 변수를 염두에 두고 지나가기 때문에 즐길 수 있는 균형감이 생겼다. 예전에는 실수와 실패가 깊게 아팠지만, 이제는 상상을 현실화시키는 노련함이 생겼다. 덜 아프고 더 자유롭다.
모든 어린신부들에게 힘내라고 응원하고 싶다. 세월 가운데 행복한 시간은 쏜살같이 빠르게 지나갈 것이고, 실패의 아픈 경험들은 더없이 느리게 갈 것이다. 하지만 결국은 아름다운 열매로 보상받을 것이라 확신한다.
젊음으로 추억을 만들고, 상상력을 발휘하며, 올바른 판단력을 갖추는 시간을 쌓아간다면 언젠가는 상상이 현실이 되는 멋진 날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그 열매는 오래전 내가 바라던 상상 그 자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