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제곱미터 한구석에 놓인
네모난 세상
바다에 표류하는 작은 배처럼
둥둥 떠 모든 이의 격정을 떠받치는 곳
남자는 여자와 전투를 끝내면
그곳에 등을 돌리고 눕는다
세상이 그를 달달 볶으면
그곳에 온몸을 파묻고 눈을 감는다
여자는 84제곱미터를
새처럼 종종걸음 하다가
그곳에 엉덩이 한번 붙일 새 없이
하루가 저문다
모든 이는
너른 84제곱미터를 두고
그곳에 몸을 싣는다
출바아아알
우리는 신기루로 떠난다
모든 이의 욕망이 그곳에 실린다
까알까알까알
우리는 모처럼 입을 맞춰 웃는다
네모난 곳은
푹 꺼지고 닳아빠져도
우리는 미지의 세계로
항해를 떠나는 사람들처럼
그곳에 우리의 미래가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