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이 빛나면 좋으련만
머릿속이 번쩍
머릿속이 검으면 좋으련만
내 가슴만 새까맣게
알랭 들롱도 당할 수 있겠나
브레드 피트도 감당할 수 있겠나
아! 알랭 드 보통은 반들반들하니
당당히 이겨낸 자!
그의 책에 담긴 식견을 보라
그까짓 머리 위의 반짝임이
무에 대수라고
인류의 대재앙
과학과 의학에 대한 배반
반짝이는 것이
모두 아름답다고 함부로
말하지 말지어다
당신이 겪어보았는가
한 올 한 올 나를 떠나가는
시시 때때로의 이별을
세상에서 가장 아프고 쓰라린 이별
무엇으로도 그들의 탈출을
막을 수 없어
하는 수 없이
내 입을 틀어막지
나는 수북한 알랭 들롱보다는
눈이 부시는 알랭 드 보통이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