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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부맥가이버 Oct 06. 2023

[시] 에어프라이어


주부시 살림구 주방동에 사는 


에프 씨를 아시나요?


대학 입학해서 내일은 없는 것처럼,


인생의 난제가 모두 자신의 것인 것처럼,


막걸리 퍼마시고 


과일소주 들이붓는 


아이들이 받는 


그런 에프 말고요


마음이 팡팡 꽝꽝 


얼어있는 어른들을 녹여주는 


그런 에프 씨요


물론 아이들도 환영이에요


하지만 사우나를 즐기며 시원하다,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농익은 사람에게 


효과가 좋아요


불 앞에 서서 누군가를 위한 음식을 


만들어보셨나요? 


누군가는 그 음식을 먹고 기뻐하겠지만


불 앞에 서있는 사람은 


따뜻한 햇살 아래 눈사람처럼 녹아내려요


누군가를 위해 녹아내려 본 적 있나요?


겉모습은 녹아내릴지 몰라도


속마음은 더 팡팡 꽝꽝 얼어붙는데요


그러면 에프 씨에게 찾아가요


똑똑 문을 두드리고 그가 내어준 이불 위에


살포시 누워요


아, 시원하다


아, 노곤하다


팡팡 꽝꽝 얼어붙었던 속마음이 녹아내려요


에프 씨는 자신을 불태워 속마음을 녹여줘요


누군가에게 에프 씨가 되어보았나요?


팡팡 꽝꽝 얼어붙은 속마음을 녹여줘 봤나요?


아, 따뜻하다


아, 눈물이 난다


에프 씨는 그런 사람이에요


에프 씨 같은 사람이 되고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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