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참사 2주기에
여름내 지친 나뭇가지에
찬 바람 불고 불어
마른 나뭇잎 떼 지어
무심히 뒹구는 거리 풍경에
내 마음은 울컥 스산해지더라.
사라진 사람들
다시는 볼 수 없는 사람들
잊을 수 없는 사람들
차마 잊지 못할 사람들
힘없는 몸짓
희미한 잔향
남은 자들은 이 밤에
작은 촛불을 밝혀
애틋한 마음을 전하고자
하여도
하여도
시절이 수상하여
무력한 나는 마냥 어지러운 마음만 헤집고
못내 서글퍼하노라.
한 해 또 한 해가 지나도
세상은 여전히 돌아가고
우리는 여전히 살아야 하니
그대,
우두커니 서 있지 말고
멍하니 창밖만 바라보지 말고
지친 마음 그러모아
다시 힘을 내어 살기를.
* 10.29 참사 - 2022년 10월 29일 핼러윈데이를 맞아 이태원에 왔던 수많은 군중은 부족한 경찰 통제 가운데 해밀턴호텔 옆 좁은 골목으로 몰리면서 159명이 압사하는 사고가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