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너도 변할 수 있어!

곧 세상도 바꿔 놓을 걸?

by 자유인


초년 사회복지사였을 때 강력한 질문 하나가 떠올랐었다.

'과연 사람은 변하는가?'

당시 나에게는 진지한 질문이었다. 그리고 그 답은 정해져 있었다.

'변할 수 있다.'

여기에 확신이 들어야 사회복지사로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사회복지사는 주로 취약한 사람들을 만나서 그들이 독립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전문가이다. 복지현장에서 사회복지사는 복합적이고 만성적인 어려움과 문제를 경험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그들의 삶을 전문가답게 이해하고, 도와야 한다. 어떨 때는 세상에 이런 삶이 있나 싶은 삶 속으로 들어가야 할 때도 있다. 그럴 때는 '희망과 가능성'이라는 색안경도 준비해야 한다. 사회복지사인 나도, 내가 만나는 클라이언트도 각자의 삶에서 너덜너덜한 기억들은 크든 작든 있다. 힘겨워서 나를 찾은 사람에게 나의 박약한 경험치로 함부로 재단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이런 과오를 범하지 않으려면 준비해야 할 것이 바로 '희망과 가능성'의 색안경이다. 그냥은 볼 수 없기에 초점을 바꾸어야 하고, 자세히 보아야 하고, 또 새롭게 보아야 한다.


희망과 가능성이라는 색안경은 강점을 보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안경사가 시력에 맞춰 렌즈를 결정할 때 여러 렌즈들을 끼웠다 뺐다를 반복하며 나의 시력에 가장 잘 맞는 렌즈를 선택해 준다. 사회복지사도 혼란과 위기 속에 있는 클라이언트를 만나게 되면 이런 역할을 하게 된다. 인간 군상의 복잡하고 다양함을 사회복지사라고 다 알리가 없다. 그러니 사회복지사부터 희망과 가능성을 보기 위한 렌즈를 재빨리 선택하는 기민함이 있어야 한다. 이때 렌즈가 볼 수 있어야 하는 중요한 것이 바로'강점'이다.


사람들은 제각각 나름의 강점들을 이미 갖고 있다. 강점 없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혼란과 위기 상황은 강점을 모두 가리고 문제만 보게 한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문제 정의가 필요하지만 인간사에서 문제를 정의한다고 해결책과 바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어떨 때는 문제의 원인을 찾았다 한들, 그것을 해결하는 것은 의외의 예외성에서 기발한 모습으로 드러날 때가 있다. 그 지점이 주로는 강점이다. 강점은 한 사람의 내면에 있기도 하고, 외부에 있기도 하다. 가용한 모든 강점들이 그의 인생에서 제 기능을 발휘해 낼 때 꼬였던 문제가 풀어진다.


타인의 강점을 찾아내려면 먼저 자신의 강점을 찾는 훈련이 필요하다. 자신에게 희망을 가져보고, 자신의 가능성을 신뢰하는 경험이 있다면, 확장하여 타인과 외부 세계로 확장하는 능력도 자연스럽게 생긴다. 암흑 같은 상황에 처한 누군가에게 삶의 긍정 에너지를 부여하고, 그들과 손잡고 어떤 길의 초입까지 배웅해 주는 역할은 사회복지사에게도 두렵고 긴장되는 일일 수 있다. 그래서 더욱 훈련이 중요한데, 두 가지를 추천해 본다.


첫째, 자신의 장점을 최대한 많이 찾아보라. 아예 두껍지 않은 얇은 노트를 사서 '나의 강점 노트'를 만들어 봐도 좋겠다.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맘에 드는 구석구석을 스캔해 보는 것부터 시작이다. 소소한 것도 괜찮다. 뭐든 찾아보면 된다. 나의 최근 며칠 간의 일상을 떠올리며 좋았던 기억들, 누군가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들었던 상황들, 칭찬받았던 상황들, 내가 속한 공동체, 학교, 동아리, 가족 등 사회관계에서 나의 긍정적인 모습들을 찾아보는 것도 좋다. 조금만 애쓰면 100개 정도는 무리 없이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작은 강점도 무시하면 안 된다. 수업 시간에 딴짓으로 교재와 필기노트 낙서만 하던 친구가 있었다. 어느 날 그 친구가 끄적여둔 그림 낙서를 보고 흠칫 놀란 적이 있다. 수업에는 관심이 없었지만 재능이 있는 친구였다. 아무런 꿈도 없어 보이는 그 친구를 불러다가 재능을 발휘하는 봉사활동부터 연결시켰다. 수업 시간의 모습과 봉사활동 중의 모습은 너무나 달랐다. 봉사가 재미있으니, 사회복지가 괜스레 좋아졌고, 전공에 대한 관심이 붙으니 계획이 생겼다. 이 정도가 되면 사람은 이미 달라져 있다. 나의 강점을 위대한 것에서 찾으려는 포부만 내려놓으면 하찮은 것도 귀하게 진가를 발휘하게 된다.


둘째, 과거를 떠올리며 아주 이례적으로 특별했던 사건이나 경험들을 기록해 보라. 그 사건은 아픈 기억일 수도 있고, 자랑스러운 기억일 수도 있고, 매우 즐겁고 유쾌한 기억일 수도 있다. 그 사건 속의 내 모습에서 '대견한 일'을 찾아보자. 인생 밥상에는 내가 좋아하는 음식만 차려져 있지 않다. 편식하는 어린아이에게 부모는 건강을 위해 싫어하는 음식도 권한다. 사는 것도 그렇다. 불청객들이 찾아와 헤집어 놓은 기억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때의 '그'를 보면 내 인생은 남에게 휘둘리고 부정하고 싶은 이야기들도 채워지지만, 기억 속 이야기를 '나'로 완전히 바꾸어 버리면 다른 이야기가 되기도 한다. 나의 어떤 경험도 자산이 아닌 것은 없다. 성공도 실패도, 아픔과 기쁨, 역경과 성취, 배신과 용서 등 내 인생의 재료일 뿐 '나'는 아니다.


자, 이제 꽤 괜찮은 재료들이 준비되었다. 작지만 귀한 강점들, 대견한 나로 키워낸 삶의 흔적들. 이 재료들에 '긍정의 MSG'를 가미해 보자. 맛깔스러운 요리 솜씨에 스스로 놀라게 될 것이다. 이렇게, 여기까지 버텨온 자신이 기특할 것이다. 이렇게나 빛날 수 있는 내가 귀하게 여겨질 것이다. 그 마음이 인생 근력이 되어 강력한 에너지를 다시 만들어 낸다.


이제, 성장과 가능성은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닌 게 된다. 내가 변하면 그 다음은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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