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라운드

Clam Chowder in a Bread Bowl

by Hye Jang


30분 사이, 촬영 감독이 들어와 간단한 인터뷰를 찍어간다.
사전에 동의된 촬영이다.


하지만 나는 안다.
나처럼 말 주변 없는 사람이 하는 이야기는,

보통 방송에 잘 나오지 않을 것이다.


곧 스태프들이 들어오고,

나는 다시 안대를 쓴 채 경연장으로 향한다.


기다리던 발표 시간이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1등이 아니어도 좋다.
제발, 세 명 안에만 들었으면..


이탈리아 팀부터 발표를 한다..

이니셜과 점수가 차례로 공개된다.


“최하위 점수를 받으신 분은

안대를 쓰고 퇴장해 주세요.”


요리 대결이지만 예능 프로그램이다.
그런데도 마치 요리에 대한

사형선고를 받는 기분마저 든다.


심장이 조여 온다.


'진짜로 떨어지면 어떡하지.'


각 나라 팀의 탈락자와 생존자가 차례로 발표된다.


나는 긴장을 감추기 위해 눈을 감는다.
이마에 땀이 맺히지만 닦을 여유도 없다.


드디어 미국 팀 차례.


첫 번째 셰프, 49점.

나는 순간 저 요리사는 생존이며,

이제 생존자의 자리는

두 자리만 남았다고 생각한다.


그다음 요리사는 50점 만점에 48점이다.


7명 중 발표는 2명,

그런데 높은 점수,

그리고 남은 사람은 5명이다.


동점이 나오던가,

만점이 나오지 않은 이상,

탈락 확정이다.


그 짧은 순간 나는 오늘 만든 요리를 생각하며,

실수한 것은 없는지,

고기의 질감은 어땠는지,

맛은 어땠는지 떠올려 본다.


다음 요리자의 이니셜과 함께

50점 만점의 50점의 점수가 공개된다.


나는 순간 박피디가 떠오른다.

괜히 그녀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탈락자 분들은 퇴장해 주세요.”

라는 멘트가 흐른다.


그때 문득

'내 이름은 언제 불렸지?'


앞 가림막 스크린에
SW – 50점


잠시 멈춘다.


내가… 만점?

왜?
어떻게?

나는 환호를 지를 뻔했다.




“생존하신 셰프님들 축하드립니다.
다음 대결은 각 나라에서

단 한 명을 뽑는 라운드입니다."


이번에는 심사위원 다섯 명이 각 20점씩, 총 100점.
최고 점수를 받은 단 한 명만 3라운드에 진출한다.


메인 재료는
돼지, 소고기, 닭고기, 해산물 중 하나를 선택해서

각 나라의 대표 음식을 만드는 것이다.


나는 잠시 고민한다.

돼지는 이미 사용했고,
스테이크는 좋지만 흔하다.
닭은 안전하다.
해산물은 향이 강해 호불호가 갈린다.


나는 해산물을 선택한다


클램 차우더.

동부의 상징 같은 요리.
그리고 캘리포니아 북서부에서는

더 가볍고 세련되게 재해석되기도 한다.


나는 브레드 볼까지 직접 만들 생각이다.

지역의 괜찮은 빵집에서 빵을 사다 하기도 하지만,

나는 브래드 볼 만큼은 만들고 싶어 여러 번 연습했던 것이다.


지나와도 만들면서, 성공과 실패를 반복했던

우리 둘의 추억이 담긴 빵이기도 하다.


요리 시간은 80분.


나는 종이를 꺼내 타임테이블을 적는다.
빵 반죽을 먼저 해야 한다.
발효와 굽는 시간을 계산해야 한다.

다행히 드라이 이스트도 챙겨 왔다.


종이 울린다.

밀가루와 물을 섞고 반죽을 치댄다.
시간이 빠르게 흐른다.

10분 남았다.

빵 겉면은 바삭하게 잘 나왔다.
속을 파내고 수프를 붓는다.
형태가 무너지지 않는 것이 관건이다.

10, 9, 8…

벨을 누른다.

숨이 길게 빠져나온다.


이제는 요리고 뭐고, 집에 가고 싶다.


다시 안대를 쓰고 대기실로 돌아온다.
도시락이 놓여 있다.

에너지를 다 썼는지 허기가 몰려온다.
허겁지겁 먹는다.

촬영팀이 따뜻한 커피를 건네며 묻는다.

“지금 기분이 어떠세요?”


“글쎄요. 오랜만에 심장이 조여드는 기분이었어요.
스트레스도 있었지만…

기분 좋은 흥분감도 느낀 것 같아요.”




각 나라의 단 한 명만 생존한다.

.

해산물을 선택한 송원의 전략은 통할 것인가.

점수 차이는 단 몇 점.
숨 막히는 정적 속에서
마침내 최종 이름이 호명된다.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구독하고 함께 하세요.


#SoulFood #요리와사랑 #연재소설 #감성소설


이전 14화요리 대결 첫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