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움의 첫 기억
미움의 시작
내가 미움 받았던 기억을 어린 나이부터 되돌리자면 내 기억이 아니라 엄마의 기억으로부터 시작을 해야 한다. 지금도 남아있는 한 장의 사진이 있다. 동생이 빠진 네 가족이 마당에서 앉은 자세로 찍은 것이다. 어린 오빠와 나는 서 있고 (그때 동생은 임신상태였다고 한다) 엄마와 아버지는 우리 뒤에서 앉아 있다. 동생과 나는 세 살 차이니까 오빠가 다섯 살, 내가 세 살 때의 사진이다. 엄마는 오래된 이 흑백사진에 대해 남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경자 저것이 못생겼어두 꼴에 기집애라구, 사진을 찍는다구 하니께 두 돌이 지나도록 대가리 쪼인 암탉처럼 숱도 없는 머리통에다 리본을 달아 달라구 떼를 쓰더라니께~ 근디 머리숱이 없으니 리본을 무슨 재주로 달것어? 삔으루다가 매달다시피 해서 겨우 찍었지~ 지금두 그 사진이 어딘가 있을꺼여~”
이게 바로 그 사진이다. 대가리 쪼인 암탉처럼 숱도 없는 머리통에 리본 달고 서 있는 오른쪽 꼬마가 나다. 저 리본은 빨간색이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