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현실주의적 전략가

설계

by 메모

‘적’이 표면적으로 내세우는 명분(페르소나)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초라한 의식의 흐름(그림자)을 고려하여 전략을 설계하라. 감정에 지배되기보다는 감정도 전략의 일부로 포섭할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것의 저열함에 실망하여 상처입기보다는 그것을 낱낱이 파헤쳐 대응전략을 미리 설계해두어라. 음습한 공작에 언제든지 방어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추어 두어야 한다. 적의 수를 완벽하게 파악하여 설계해 둔 명분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너지지 않는다. 견고하고 치밀하게 설계된 명분은 적의 예기치 않은 공격을 방어할 수 있는 수단이 되기도 하지만, 사전에 적의 공격의욕을 꺾어버리는 억제효과를 낳기도 한다. 다만 이와 같이 완벽한 방패를 설계해두었음에도 불구하고 적이 앞뒤 없이 공격해온다면 일말의 동정 없이 적을 잿더미로 만들어야 한다. 최선을 다해 적을 만들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그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적’이 등장한다면 자비를 베풀어서는 안 되며 미리 설계해 둔 명분을 바탕으로 냉철하게 응징하여야 한다.

한편 ‘적’이란 무엇인가의 문제는 별론으로 하기로 하자. 극소수의 초인들이 살아가는 초현실의 세계(실재세계)가 아니라 현실세계(가상세계)에서는 대다수의 범인들이 살아가며,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범인들의 세상은 언어로 범벅되어 전쟁터가 되어 있기 때문이다. 초인 역시 범인의 공격을 받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으므로. 범인의 언어적 공격에 대해 초인의 침묵이 통하리라는 기대는 순진한 발상에 지나지 않겠는가! 만일 당신이 초인의 경지에 올라선 자라면 범인의 무분별하고도 무자비한 언어적 공격이 자행되었을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잠시 언어적 아바타라(Avatara)로 현신하여 -비록 고통스럽겠지만-치밀하고 철저하게 범인을 상대해야 할 것이다. 그런 이후에 초인(‘신’)은 다시 원래의 고향이자 절대적 평온의 세계인 ‘절대무’의 세계로 되돌아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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