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에 대한 구조적 이해
지표의 비밀 : 증시는 지표가 확정되는 시점보다 지표가 확정되기 전 지표 확정의 기대감에 더 큰 영향을 받으므로, 주가는 지표 그 자체보다 지표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승 - 따라서 지표 확정 직전에 매도하는 것도 훌륭한 전략
당신이 여행을 간다고 가정해보자. 여행을 가기 전 당신은 무척 들떠 있는 상태일 것이다. 앞으로 펼쳐질 여행의 드라마가 행복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예측하기 때문이다. 드디어 여행이 시작되었다. 당신은 무척 신이 날 것이다. 그런데 무엇인가 이상하다. 왠지 모르게 여행 가기 전의 그 행복감보다는 기대 이하인 듯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여행이 막바지에 다다르자 심신이 지치고 얼른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마저 든다. 이럴 바에야 왜 여행을 왔을까 하는 후회스러운 생각도 얼핏 든다. 여기서 시사하는 인간 심리의 구조는 무엇인가?
인간은 행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움직이지만, 목표로 한 행복이 확정되는 순간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 이를 시장에 대입해보자. 당신이 경제뉴스를 보고 있다. 당신은 경기 상승의 가능성을 의미하는 뉴스를 읽었다. 그 뉴스를 읽는 순간 그 정보덩어리는 당신의 의식 내로 침투하여 기존의 생각들과 합쳐진다. 당신의 의식은 경기 상승에 대한 기대감에 가득차게 될 것이다(물론 기존에 구성되어 있던 생각들은 개인마다 모두 다르기 때문에 사소한 차이는 있을 수 있겠지만). 당신은 주식창의 매수 버튼을 누른다. 이를 집단적으로 확장시켜보자. 당신의 심리를 대중심리로 확장시켜 보는 것이다. 어떤 일이 벌어지겠는가? 대중의 매수 버튼으로 인해 시장 전반이 상승한다.
시장의 상승은 이토록 허깨비 같은 것이다. 아무런 실체 없는 허상에 의해 경기는 상승해버린다. 시간이 흘러 경제뉴스에 경기 상승의 확정을 의미하는 지표가 보인다. 그것을 보는 당신은 매수 버튼을 누르지 못할 것이다. 기대감은 이미 확정되었으며, 이는 더 이상 당신의 행복회로를 가동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당신의 심리를 넘어 대중심리로 그것을 확장시킨다면 어떠한가. 어떤 현상이 벌어지겠는가? 시장은 대중의 경기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승하는 것이지, 그 기대감이 ‘확정’됨으로써 상승하는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