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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지 Mar 08. 2022

방과 전 후의 학교도 중요해

1등으로 등교해서 꼴등으로 하교하는 일상

우리 동네는 호주 누사라는 곳인데, 이곳 누사는  특별하게도 좋은 학교들이 주변에 많이 있는 편이다. 보통 시골엔 공립학교 하나와  있어야 가톨릭 학교 하나 정도만 있는  보통인데, 이곳 누사에는 공립학교가 3, 사립학교가 2 그리고 가톨릭 학교가 1 이렇게  6군데의 학교가 있다. 학교마다 장단점이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제법 괜찮은 곳들이다.


특히  여섯 군데의 학교들  내가 지금의 학교를 선택한 이유에는 제일   방과 전후 학교가 너무  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초등학교 입학  학교를 알아보던  사실 나는 먼저  근처 공립학교를 방문했었다. 시설이나 환경 그리고 무엇보다도 선생님들은 대체로 괜찮았다. 보내도 되겠다 싶었다. 그런데 방과 전후 교실이 없다는 것이었다. 시골이라서 그런지 방과 전후 교실이 있는 학교와 없는 학교가 있었는데, 우리 집에서 배정받을 공립학교에는 하필 없었던 것이다. 선생님께서는 나에게 학교 바로 앞에 있는 유치원에서 방과 전후 교실이 운영 중이라 학교에서 수업을 마치면 그곳의 선생님들이 직접 오셔서 아이들을 인솔하여 유치원으로 데려가서 봐주니 걱정 말라고 하셨다. 하지만  유치원은 우리 딸이 다녔던 적이 있던 곳인데 정말  좋았던 기억으로 남은 곳이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나는 결정했다. 사립학교로 가자.


나는 주변 지인들에게 사립학교에 대한 정보를 구했다. 이전에 다니던 직장 동료는 특히 지금 우리 아이가 다니는 학교에 대한 평가를 후하게 했다. 여러 가지 예체능 활동들이  퀄리티가 높고, 아카데믹 결과도 괜찮다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방과 전 교실이 참 좋은데,  이유는 방과  교사들이 준비해 오는 활동들이 제법 유익하다는 것이었다. 아이들이 방과  학교에 머무는 시간을 그저 다른 친구들과 놀면서 부모를 기다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선생님들의 지도에 따라 제법 다양한 배움들 이루어진다는 것이었다.


나의 커리어 때문에 아이의 소중한 시간을 쓰고 싶지 않았던 나는 결국 이곳, 사립학교로 아이를 보내기로 한 것이다.



요즘 우리는 매일 1등으로 등교한다. 보통 8:10부터 등교가 가능하고,  이전에 보내고 싶은 경우는 보통 학교 도서관에서 아이들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딸아이의 학교의 경우 방과 전 교실이 없다.) 우리는 다행히 매일 8시에 도착했다. 정규 등교 시간보다 조금 앞서 도착하다 보니 학교에 들어서면 아이들이 하나도 없다. 그런데   뜰에 책과 블록들이 준비되어 있다. 하루도 빠짐이 없고, 책이나 블록도 제법 자주 교체가 되어, 일찍 도착하는 아이들은 다른 친구들이 오기 전까지 재밌게 블록놀이를 하거나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혹은 교실 앞 놀이터에서 놀아도 된다. 

이 길을 따라가면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비밀공간이 나온다.

또한 아이들이 2:45~3시 수업을 마치면, 방과  교사들이 아이들 교실 앞으로 와서 직접 아이들을 데리고 방과  교실로 데리고 간다. 이곳은 학교 안에 있는 건물 중 하나인데 보통 방과 후 교실은 0학년부터 6학년까지 한 반에 머무르게 된다. 그래서 사실 아이가 더 좋아한다. 언니 오빠들이랑 노는 재미가 또 있는 것 같고, 아이들도 제법 동생들을 잘 챙겨준다. 이 모든 부분들이 부모로서 너무 안심이 된다. 또한, 방과  교사들은 아이들의 연령이나 성별 혹은 관심사에 맞추어 아이들과 다양한 놀이들을 한다. 공부를 하는 한국과는 조금 다르지만, 아이들이 학교 수업을 마치고 다른 선생님이나 친구들과 다시 새로운 활동이 시작되다 보니 지루함을 느낀다.


하루는 내가 일을 마치고 아이가 지루했을까  급하게 학교로 아이를 픽업하러 갔는데, 집에  가고  놀겠다며  적도 있었다.


부모가 일을 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부득이하게 학교에 오래 남아 있는 경우가 이곳 호주도 종종 있다. 그런데 특별히 준비된 활동 없이 아이들을 학교에서 보호만 해준다면 일하는 부모 입장에서는 일을 최대한 줄이고 싶은 게 진심이다. 하지만 방과 후 교실의 퀄리티가 좋다면 부모가 일을 안 해도 보내고 싶어 진다. 그렇기 때문에 특히 사립학교의 좋은 점은 수업 외 시간도 알차게 진행이 된다는 것이고, 많은 부분에 있어서 부모는 학교를 믿고 아이를 맡길 수 있는 것 같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행복한 게 제일 중요하다. 공립학교든 사립학교든 아이들이 행복하다면 다 좋다. 무조건 사립학교만 좋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둘 다 행복하다고 가정했을 때,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좀 더 구체적인 계획과 그에 따른 지도로 아이들에게 깊이 있는 배움의 기회를 주는 것을 선호할 수밖에 없는 건 인정해야 한다고 본다. 그것들 중 사립학교가 있는 건 배재할 수 없을 것이다. 



https://www.abc.net.au/news/2021-06-30/independent-school-parents-satisfied-child-education-austalks/100252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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