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개학을 했다. 첫 주부터 새로운 점이라면 교복이 하나 더 생겼다는 것이고, 체육복이 바뀌었다는 정도 일 것이다. 보통 프렙, 0학년에서는 폴로티셔츠만 입는데 이번 1학년이 되면서 여자아이들은 원피스를 입고 남자아이들은 셔츠와 반바지를 입기 시작한다. 더운 여름이 주를 이루는 호주는 반바지 교복을 입는다는 점이 꽤 신선했다. 기존에 큰 틀에서 바뀌는 것은 없었다. 기본적으로 영어와 수학은 매일 수업이 있고 그 외 매주 한 두 개씩 특별수업을 하는 식이다. 일주일에 2번 수영하는 것 또한 여전히 유지되고 음악시간엔 작년에 이어 올 해에도 우쿨렐레를 배우게 된다. 일주일에 한 번 선생님과 함께 도서관을 가서 책을 빌리고, 빌렸던 책을 반납한다. 달라진 점은 점심시간에 시간이 남는다면 도서관에 가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점이다. 점심시간에 오는 아이들을 위해 도서관에는 레고와 체스를 할 수 있게 자리가 마련되어 있다. 그래서 아이들은 점심을 먹고 도서관에 가서 노는 것을 참 좋아한다.
둘째 주 수요일에는 학부모 총회가 있었다. 일하는 부모들을 배려하여 학부모 총회는 저녁 6시 반부터 8시까지 이어졌다. 학교의 모든 선생님을 소개하고 학부모와의 친해지는 시간을 먼저 갖은 후에 각자의 교실로 들어가 담임선생님과 전체적인 일정에 대한 정보를 이야기 나누었다. 일방적으로 듣기만 하는 게 아니라 호주는 늘 어느 자리에서나 서로를 소개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 아이의 친구 부모님들과 첫 만남에 이야기하는 그 시간이 이제는 조금 편안해지는 것 같다.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일 년에 소풍을 네 번이나 간다는 것이었다. 일 년에 한 번을 가는 소풍도 그렇게 손꼽아 기다리던 게 생각나는데, 참 아이들에게 행복한 성장환경을 주는 것 같아서 정말 만족스러웠다.
지난 0학년 동안에는 SSP*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파닉스를 이해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배웠다면, 올 1학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읽고 스펠링을 쓰는 것이 시작된다고 했다. 실제 호주에서 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의 경우 만 6-7살에는 글씨 쓰는 방법을 익히는 정도의 교육을 시작한다. 단어를 암기하거나 문법을 배우는 등은 전혀 하지 않는다. 한국에 있는 지인의 아이들이 우리 아이보다 단어와 문법을 더 잘 아는 이상한 상황이다.
*SSP
https://www.youtube.com/@MissEmmaTheReadingWhisperer/featured
그리고 부모님들이 원하는 날에는 언제든지 참관수업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참관을 하며 아이를 직접 관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날 하루는 선생님을 도와 보조선생님으로 하루를 보내게 되는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서 아이의 학교 생활 전반을 직접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2주 차 금요일에는 발표수업이 있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5가지를 친구들과 선생님들께 이야기 나누는 시간이다. 이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새 학년 새 학기를 맞이하여 자기 자신을 소개하는 시간을 갖게 되는 것이다. 단순하게 나와서 한 사람씩 소개를 하라고 하는 게 아니고 나름의 주제를 정해주다 보니 아이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템을 친구들에게 보여줄 생각에 자기소개시간을 손꼽아 기다렸다.
이렇게 또 새 학년을 시작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