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브런치북
위기를 벗어나는 지혜의 주머니
03화
실행
신고
라이킷
41
댓글
4
공유
닫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브런치스토리 시작하기
브런치스토리 홈
브런치스토리 나우
브런치스토리 책방
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한우물
Oct 21. 2023
대원군과 시골선비의 기지
기지와 재치
청나라 사신을 한방 먹인 대원군의 기지
한 건방진 청나라 사신이 조선의 경복궁을 둘러보고 흥선대원군에게 물었다.
"이 궁궐을 짓는 데 얼마나 걸렸습니까?"
대원군이 답했다.
"약 3년 정도 걸렸습니다."
그러자 청의 사신은
"이 정도 건물은 우리 대청국에서는 1년이면 뚝딱 지어낼 수 있습니다."
라고 말하며 대원군의 자존심을 자극했다.
다음으로 창덕궁을 보더니 청나라 사신은 또 물었다.
"이 궁궐을 짓는 데에는 얼마나 걸렸습니까?"
대원군이 답했다.
"1년 정도 걸렸습니다."
그러자 청의 사신은
"우리 대청국은 이 정도는 몇 달이면 다 지을 수 있지요."
라고 말하며 또 흥선
군의 심기를 건드렸다.
다음으로 숭례문에 다다르자 사신이 또 아까와 같은 질문을 하였는데
대원군은 이런 대답으로 사신의 입을 막아버렸다고 한다.
.
.
"여기는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아무것도 없었던 곳이외다!"
대원군의 시험에 통과한 시골선비의 재치
임금의 생부인 대원군이 어린 왕을 대신하여 섭정을 하던 시절 그의 권세는 하늘을 찌를 듯하였다.
하지만 믿고 쓸만한 인재가 잘 없어 고민을 하고 있던 때, 그날도 그는 난초를 그리고 있었다.
그때 웬 시골선비가 찾아와서 알현을 청하였다.
대원군의 방에 안내된 선비는 그의 앞에 오자 공손히 절했다.
하지만 대원군은 선비는 거들떠보지도 않은 채 난초만 그리고 있었다.
선비는 무안했다.
그렇다고 해서 다른 일에 몰두해 있는 권세가에게 함부로 말을 붙일 수도 없고,
그냥 서 있자니 뻘쭘하고, 참으로 거북한 상황이 한참이나 계속되었다.
선비는 머뭇거리다 절 외에는 방법이 없다 생각하고 다시 한번 절을 했다.
그러자 대원군은 난초 그리던 붓을 집어던지며 버럭 소리를 질렀다.
“이 고얀 놈 같으니, 죽은 사람에게나 재배(再拜)하는 법이거늘 어찌 산 사람에게 두 번 절한단 말인가?"
보통 선비 같았으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 혼비백산했을 터인데, 그 선비는 보통사람이 아니었나 보다.
그는 빙그레 웃으며 답했다.
.
.
“
그런 뜻이 아니옵니다. 처음에 한 절은 와서 뵙는다는 절이옵고, 이번 절은 물러간다는 절이옵니다.”
그 대답을 들은 대원군은 실로 오랜만에 쓸만한 사람을 하나 얻었다고 생각하고 관심을 보이며 물었다.
“거 어디서 온 누구인고?”
선비가 또렷하면서도 공손하게 자기소개를 하자 대원군은 물러가 있으라고 말하고,
선비가 물러간 지 사흘이 되지 않아 그에게 영광 군수의 발령이 내려졌다 한다.
* 표제 사진: 대원군의 묵란
keyword
시골선비
사신
청나라
Brunch Book
위기를 벗어나는 지혜의 주머니
01
말 한마디로 목숨을 구하고 호강하게 된 점장이
02
아인슈타인을 구한 그의 운전기사
03
대원군과 시골선비의 기지
04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05
목숨을 구한 주방장의 패러독스
위기를 벗어나는 지혜의 주머니
한우물
brunch book
전체 목차 보기 (총 30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