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지와 재치
아인슈타인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이론 물리학자로 여겨지며 대중들에게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 과학자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그는 1879년 3월 14일 독일 울름(Ulm)에 있는 한 유대계 가정에서 태어나 1955년 4월 18일 향년 76세의 나이로 미국 뉴저지주 프린스턴에서 세상을 떠났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수학과 물리에 뛰어난 재능을 보여 12~16살에는 미적분을 혼자서 공부를 했다고 하며, 특히 어린 시절에 유클리드의 원론을 읽으며 그 논리성에 감탄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당시 독일의 주입식 교육에 굉장한 반감을 가진 데다 교사와의 불화로 인해 고등학교를 중퇴하기도 했고 이 일을 계기로 훗날 학풍이 보다 자유로운 스위스로 유학을 떠나 1905년 스위스 취리히 연방 공과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의 학문적 업적을 간략하게 나열하면 일반인도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본 특수 상대성 이론 (1905년)과 일반 상대성 이론 (1915년), 에너지 보존 법칙의 일반화 (1907년), 양자역학의 기초 (1907년), 광전효과에 대한 이론 (1921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 등이 있다.
그의 업적은 현대 물리학의 토대를 이루며, 오늘날에도 우리 삶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의 상대성이론은 오늘날 GPS, 레이저, 핵융합 발전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고 그의 양자역학 연구는 반도체, 나노기술 등 나노과학의 발전에 이바지했다.
상대성이론에 대해 잘은 알지 못하지만 아주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시간이나 공간은 절대적이 아니라, 관찰자의 상대적인 위치나 움직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첫째는 관찰자가 움직이는 경우다.
A라는 사람이 B라는 사람보다 빠른 속도로 운동하고 있다면 A에게는 B의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정신없이 바쁘게 사는 사람에게는 하루가 너무 빨리 가고, 할 일이 없어 빈둥거리며 사는 사람에게는 하루가 너무 길게 느껴지는 것이다.
둘째는 관찰자가 처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아인슈타인은 기자들에게 상대성이론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다음과 같은 비유를 들었다.
"한 남자가 예쁜 여자와 한 시간 동안 앉아 있었다고 합시다. 그 남자에게는 그 시간이 1분처럼 느껴지겠지요. 하지만 남자를 1분 동안 뜨거운 난로 위에 앉아 있게 해 보세요. 그 시간이 정말 길게 느껴지겠죠. 그것이 상대성이론입니다."
이처럼 아인슈타인은 뛰어난 유머 감각으로 어려운 물리학을 쉽게 설명했고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한 과학 강연과 저술로 과학의 대중화에도 많은 힘을 쏟았다.
이제 그의 강연과 관련한 재미있는 일화 하나를 함께 즐겨보자.
아인슈타인의 운전기사
아인슈타인은 1905년 26세의 나이로 박사학위를 받으며 물리학계의 신성으로 떠올랐고, 뉴욕타임스에서 그의 상대성 이론을 머리기사로 다루자 하루아침에 유명인사가 되어 여기저기에서 강연요청이 잇따라 쉴 틈이 잘 없었다.
어느 날, 아인슈타인이 브라운대학의 초청을 받고 가는데 몹시 피곤하여 자신의 승용차 안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그러자 오랫동안 그를 모셔온 충직한 그의 운전기사가 말하기를
“ 박사님, 오늘 너무 피곤하신 것 같으니 하루 쉬시지요.”
“ 내가 강의를 안 하면 누가 대신해 주기라도 한단 말이냐?”
그러자 기사가 대답했다.
“ 오늘은 제가 박사님 대신 강의하지요.”
“ 자네가 나 대신 강의를?”
“제가 박사님 강의를 어디 한두 번 들었습니까? 이제 박사님 강의라면 토씨 하나 안 빠뜨리고 그대로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이제 저와 옷이나 바꿔 입으시지요.“
당시에는 인터넷도 없던 시절이라 아인슈타인을 직접 본 사람이 아니고는 진짜와 가짜를 감별하기 쉽지 않았다. 게다가 그 기사는 아인슈타인과 생김새도 비슷했다.
외모도 닮은 데다 자신의 강의를 빠짐없이 들은 사람인지라 그 특유의 호기심이 발동한 아인슈타인은 기사와 옷을 바꿔 입고 전용 기사 행세를 하며 강의실로 들어가 맨 뒷줄에 앉았다.
한편 교내에서는 두 명의 대학원생이 서로 누가 더 똑똑한지를 놓고 논쟁을 벌이고 있었다.
그중 한 명이 동료에게 말하길
"난 너보다 똑똑할 뿐만 아니라 아인슈타인보다 더 똑똑해. 그리고 그것을 증명하기 위해 오늘 오후 아인슈타인의 강의가 끝난 후 그도 대답할 수 없는 어려운 질문을 하나 할 거야."라고 했다.
강단에 선 기사는 아인슈타인과 똑같은 내용의 강의를 하였고 아인슈타인으로 오인한 청중들은 그의 훌륭한 강의에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아인슈타인 역시 강의내용뿐 아니라 자신의 억양, 버릇까지 똑같이 흉내 내는 그의 연기에 감탄을 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미처 생각지 못한 사태가 발생했다. 강의가 끝나자 바로 그 대학원생이 아주 복잡하고 어려운 질문을 한 것이다.
그가 제대로 된 답변을 못 하면 자신의 명성에 먹칠을 하는 위기일발의 순간! 아인슈타인은 눈앞이 캄캄했다.
이때 그 기사가 하는 말.
.
..
“미안하지만 내가 대답하기엔 질문의 수준이 너무 낮네요. 이 정도는 내 운전기사도 답할 수 있으니 그에게 듣기로 하지요.”
하며 진짜 아인슈타인을 불러내어 답하게 하였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