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우물 Apr 02. 2024

생사삶16 주름의 의미

세월은 강물처럼 흘러 지나가지만 

그 흔적은 얼굴의 주름으로 남는다.          


세상 풍파와 삶의 무게는 

이마 위에 석 삼(三) 자를 그리고          


즐겁고 행복했던 추억의 순간들은 

눈가의 잔주름이 되어 미소 짓는다.          


깊은 사유와 고뇌의 흔적은 

미간(眉間)에 내 천(川) 자를 세기고          


위엄과 관록은 

여덟 팔(八) 자로 얼굴의 균형과 무게를 잡고 있다.
 

주름의 이랑과 고랑에는 

내 인생의 발자취가 고스란히 녹아있어     


그런 주름을 없애겠다는 것은 

내 삶의 발자취를 지우려는 것과 같고          


그렇게 만든 뺀지리한 얼굴은

턱 아래 자글거리는 목주름에 조롱당한다.       


팽팽함은 젊음의 자랑이지만

주름은 노인의 특권이다.          


주름은 세월의 화가가 선물한 멋진 작품이자

인생이란 스승이 수여한 자랑스런 훈장이다.            


하지만 나이에 걸맞은 인품의 조명이 비춰주지 않으면

그저 칙칙한 그림이요 녹슨 훈장일 따름이다.         


노년의 아름다움은 

주름 없앤 매끈한 겉 얼굴 위에 빛나는 것이 아니라     


편견과 미움, 이기심의 주름살을 걷어낸 

말끔한 속마음에서 우러나온다.     




표제 사진:

젊은 시절 성공한 영화배우였다가 훗날 제40대 미국 대통령이 된  로널드 레이건(Ronald Reagan)의 배우 시절 모습과 대통령 때의 모습 

매거진의 이전글 생사삶 10 의사의 품격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