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과 필연
우연(偶然 coincidence)이란 아무런 인과관계(因果關係) 없이 뜻하지 않게 일어난 일을 지칭하는 것으로 예를 들자면 이런 것이다.
(1) 일기예보에서 오늘 맑음이라 하여 우산 없이 그냥 외출했다가 갑자기 소나기가 내려 옷이 흠뻑 젖어 심한 감기에 걸렸다.
(2) 교차로에서 정지신호에 걸려 정차 중인데 갑자기 뒤에서 오던 차가 들이받아 목이 삐끗하여, 한 달간 병원 치료를 받았다.
(3) 길을 가다 미끄러져 머리를 다쳤다.
이와 같이 우연이란 딱히 내가 잘못한 것도 없는데 내 의지와 상관없이 내게 일어나는 일을 말한다.
그럼 이런 우연은 어떻게 일어날까? 이에 대한 필자의 견해는 다음과 같다.
살아 움직이는 모든 생명체에서는 서로 다른 파동을 가진 파(波, wave)가 뿜어져 나오는데 이를 동양에선 기(氣), 혹은 기운(氣運)이라 부른다. 우주는 그 속에 있는 만물의 기운이 서로 어우러져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운행되는데 이 우주의 기운과 나의 기운이 맞물리면서 내게 일어나는 일이 바로 (우리로서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우연한 일로서 우리는 이를 두고 일진(日辰), 운수(運數), 혹은 재수와 연관 짓는다.
이에 반해,
필연(必然 inevitability)이란 어떤 일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원인이나 전제 조건이 있는 경우를 말하는데 이의 개념을 가장 잘 설명해 놓은 것이 불가(佛家)에서 말하는 인과응보와 인연과보란 말이다.
인과응보(因果應報)란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라는 뜻으로 ‘콩’이란 씨앗(因)을 심으면 ‘콩’이란 열매(果)가 열리지, 결코 ‘팥’이란 열매(果)가 열리는 법은 없다는 말이고,
인연과보(因緣果報)란 인(因)에 연(緣)을 더한 개념으로서 같은 씨앗(因)을 심었다 하더라도 그 씨앗을 어떤 땅에 심었는지, 가꾸는 사람의 정성은 어떠했는지, 자랄 때 기후는 어떠했는지에 따라 열리는 열매(果)의 양과 질은 천차만별이라는 뜻이다.
이와 같이 내가 지은 업(業)의 결과(果)로 나타나는 일을 필연(必然)이라 하는데 불가에서는 이를 인연(因緣)이라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