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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우물 Nov 03. 2024

03 운명

정의

운명이란 무엇인가?


운명의 사전적 정의는 다음과 같다.
운명(運命 fate, destiny)이란 모든 것을 지배하는 초인간적인 힘에 의해 미리 정해진 것처럼 보이는 개인의 처지나 목숨을 지칭한다.      


이를 앞서 설명한 우연과 필연의 정의를 함께 놓고 비교해 보자.

우연(偶然 coincidence)이란 아무런 인과관계(因果關係) 없이 뜻하지 않게 일어난 일

필연(必然 inevitability)이란 어떤 일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원인이나 전제 조건이 있는 경우     


이렇게 한 선상에 놓고 보면 이 세 가지의 차이가 한눈에 들어온다.


우연은 예측할 수 없는 자연의 힘에 의한 것이고,

필연은 인간의 행위에 따른 결과물이며,

운명은 자연과 인간을 다스리는 초자연적인 힘에 의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 운명은 어떻게 정해지는가?


운명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세 가지는 내 몸 안에 있는 유전자와 그 유전자를 물려준 부모와 내가 태어난 집안이다.     


유전자는 내 인생의 설계도를 지닌 생명의 씨앗이고,

태어난 집안은 그 씨앗이 뿌려진 밭이고,

부모는 그것을 가꾸는 농부와 같다.      


이리하여 사람은 어머니의 자궁문을 열고 이 세상에 얼굴을 내미는 순간, 자신의 앞에 놓여있는 인생길을 죽도록 따라가야만 한다. 만약 이런 것이 인생이라면 나라는 존재는 그저 운명의 꼭두각시에 불과한데 그런 인생에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지만 천만다행으로, 나와 우주 만물을 지으신 이는 우리 인간에게 자유의지란 것을 주었다.

여기에 인생의 묘미가 있고, 그러기에 인생은 한 번쯤 살아볼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     


씨앗이 자라 나무가 되고 그 나무가 열매를 맺기까지 심한 비바람과 눈보라를 맞으며 혹독한 추위와 살인적인 더위를 겪듯이 우리네 인생살이도 내 의지와 상관없이 만나 엮이게 되는 사람과 사건들로 인해  온갖 풍상(風霜)을 겪게 된다.     


이럴 때, 나무는 땅에 뿌리를 박고 있기에 그 자리에서  꼼짝없이 당하고만 있어야 하지만 인간은 두발 달린 짐승이기에 자유의지에 따라 그자리에서 맞서 싸울 수도, 도망칠 수도 있는 것이다.     


바로 이 갈림길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내 갈 길은 달라질 수 있고, 그때부터 우연과 필연과 운명이 서로 맞물려 돌아가면서 혼돈의 싸이클을 그리게 된다.
 

그러면 지금부터 이 세 가지가 어떻게 관계를 맺게 되는지 실례를 통해 살펴보기로 하자.       



※ 표제사진출처: Pinte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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