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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갈PM Mar 10. 2024

마음구조, 3분 만에 스캔하기

클루지 책리뷰 2

내가 심리학과에 간 이유

 


  내 마음을 알고 싶었다. 타인의 마음보단 나의 감정적인 문제과 이성적인 과업을 더 효과적으로 해결하고 싶었다. 물론 도움도 많이 봤으나 후회도 남는다. 학부만 나왔지만 굳이 학부까지 나오면서 젊은 시절 4년을 투자했어야 하나 싶다.


 박사를 딴 전문가들도 계속 배워야 한다. 심리학을 직접 뿌리부터 파기보다 다른 사람의 연구결과를 활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다.


  뉴욕대 심리학, 신경과학 명예교수님이 쓴 책 클루지를 나름대로 3분으로 압축했다. 책을 보면 전문가가 직접 쓴 구체적인 지식을 얻을 수 있고, 이 글을 3분 동안 보면 마음의 구조와 구조적인 오류를 대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따라서 다음의 효과를 얻는다.


첫째,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다.

둘째, 타인을 다르게 볼 수 있다.

셋째, 마음구조를 기준 삼아 심리분석의 한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다.


 1. 정신의 기반 : 기억


 사람은 누군가와 작든 크든 항상 갈등을 겪는다. 작게는 '친구와 이야기하는데 내가 항상 더 맞춰주는 것 같아'부터 크게는 법정까지 간다. 나의 경우 아버지와의 갈등으로 심리상담을 받은 적이 있다.

 처음에는 그냥 아빠에게 서운한 점만 잔뜩 있었다. 그러나 상담사와 여러 이야기를 하며 차분한 상태에서 기억을 더듬어보니 아빠가 잘해준 부분들도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운동습관을 들이며 기분이 좋아지자 아빠가 잘해준 부분들이 더 보여 오히려 내가 잘못한 것들도 보이기 시작했다.


 아빠는 이미 세상에 없기에 그간 특별한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다만 기억의 해석에서 차이가 났고, 내 마음속 갈등 양상이 달라진 것이다. 기억의 특성 때문이다.


- 정확하지 않다. 최근 기억은 생생한 반면 오래된 기억 특히 어릴 때의 기억일수록 왜곡되기 쉽다. 미국에서 DNA 검사 도입 후 감옥에서 풀려난 사람의 90%는 목격자의 잘못된 증언 때문이었다.

 심지어 기억은 알아서 변형된다. 특히 행동에 따라 변형된다. 입장이 달라져 행동이 달라지면 과거 잘못된 행동을 미화해서 기억한다. 안 그래도 무의식적으로 변형되는데 맥락 또한 기억을 바꾼다.


-맥락은 다양한 효과가 있다.

[능력치 상승] 지적인 단어인 '똑똑함'을 듣기만 해도 지적인 수행력은 올라간다. 잠재력을 이끌어내기 위해 지적인 맥락에 노출되는 것은 투자대비 효과적인 방법이다.


[친숙함 선호]  사람은 친숙한 대상을 좋아한다. 그 정도에 관해 심리학자 존 조스트가 주장했다. "봉건제도, 십자군, 노예, 공산주의, 탈레반 정권의 사람들도 체제가 불완전하다는 것을 인지했다. 그러나 대안보다 낫다고 생각했다."


[닻 내림] 처음 접한 정보를 기준으로 생각한다. 예를 들어 거래할 때 흔히 가격을 선제 시 할 수 있는 쪽이 근본적으로 주도권이 있다. 그 가격을 기준으로 더 싸거나 비싼 가격을 유도하기 때문이다.


[프레임 설정]  범죄율 3.7% 지역이 범죄율 없는 96.3%라고 묘사된 것보다 더 많은 지원을 받는다.


[우선순위] 맥락 단서는 자동으로 우선순위가 매겨진다. 예를 들어 빨간색 버튼 초록색 버튼 등 여러 색이 혼합되어 있어도 빨간색 버튼 먼저 눈이 간다. 단서들을 잘 설정하면 좋게 말해 사용성이 좋아지고, 안 좋게 말하면 생각의 흐름을 조작할 수 있다.


-빈도와 최근도를 혼동한다. 예를 들어 방금 전 무엇을 하기 전에 '하지 마시오'문구를 봤다고,  습관적으로 기억해 내고 행동하는 것을 막긴 쉽지 않다.


 빈약한 기억력을 보완하는 특별한 방법은 없을까?


-기억력 개선법은 한계가 뚜렷하다. 유튜브 보면 "위대한 성과를 만드는 기적의 기억법" 등 자기 계발 문구가 많다. 맥락을 무시한 주장일 뿐만 아니라 혁신적이기보단 진부하기 쉽다.


 클루지에서도 단서들을 통해 떠올리는 방법들이 나온다. 연대기적 시간흐름, 출처, 이미지, 운율, 반복 등이다. 물론 안 하는 것 보다야 효과적일 것이다. 나도 쓴다. 하지만 이미 사용 중인 사람도 많고, 한계점이 있다고 한다.


 작가가 말했다. "또 다른 종류의 해결책이 있다. 그것은 기억의 한계에 알맞게 우리의 삶을 조정하는 것이다. 예컨대 나는 기억에 대한 요구를 줄이는 방향으로 습관을 들이는 것이 나의 제한된 정신능력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처럼 불완전한 기억일지라도 생각에 있어 소중한 자산이다.


2. 정신의 설계 : 생각


 프로이트가 의식과 무의식을 말 한 지 100년쯤 지난 요즘은 누구나 무의식의 존재를 안다. 작가는 이를 반사체계와 숙고체계로 다르게 접근했다.


 반사 체계는 무의식적이고, 즉각적이다.  '반사'적이기에 믿고 싶은 걸 믿는 확증 편향 등이 일어난다. 논리를 뛰어넘는 것이다. 그러나 꼭 나쁜 것은 아니다. 넘어질 때 반사적으로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하는지 안다. 다른 의미로는 감정적인 사고만 말하는 것이 아니다.


 또한 통계적 직관에 뛰어나다. 예를 들어서 수량이 뭔가 많이 비면 논리를 거치지 않고 '줄었구나'하고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물론 효과가 좋으려면 그 분야 전문가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숙고 체계는 논리적이다. 그러나 감정적 혹은 육체적 피로도가 증가하면 금방 반사 체계가 작동한다.


 반사와 숙고 체계는 건물의 구조 같은 역할을 한다. 바꾸기 힘들다.


3. 정신의 인테리어 : 신념


 최근 미국, 한국 등 많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서로 다른 신념들이 충돌한다. 신념이 뭐길래 그럴까?


 책에서는 신념을 정확히 정의하진 않았으나 그 구조를 지각, 기억, 추론이라고 한다. 이를 목차에 있는 주요 개념들에 반영하여 재구성하면 다음과 같다.


- 정신의 안내자인 행복 즉 감정이 있다.

- 맥락 정보를 지각하고 일부를 기억한다.

- 기억을 바탕으로 생각(추론)한다.

- 강한 생각은 신념이다.


  다만 인간의 사고가 100% 이런 순서로 거친다는 것은 아니다. '뇌 욕망의 비밀' 책에선 뇌 작동 순서에 대한 뇌과학 학계의 통일된 의견이 없다고 한다. 생산적인 심리학 지식을 위해 일단 이 순서로 묶어 놓고 기억하면 좋다.


 중요한 점은 신념 형성순서가 있기에 각 단계별 특성들을 전부 반영한다. 따라서 결과물이 정확하고, 논리적이기 힘들다. 거기다 수정할 생각을 안 하는 경향이 있다. 


 마지막으로 정신의 안내자이자 거주자인 행복을 다룬다.


4. 정신의 거주자 : 행복


   "행복은 무엇인가?"를 질문하면 구체적으로 정의하기도 힘들다. 모호함에도 불구하고 누구나 행복을 소중한 가치로 여긴다. 하지만 미래 행복에 대한 판단은 그리 정확하지 않다.


 예를 들어 심리학 대학원 박사를 나온 전문가들도 자신의 미래 행복을 예측하지 못한다. 교수에 임용되지 못하면 미래는 끔찍함만 남을 거라며 다들 긴장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각자의 삶을 잘 살고 있다. 교수에 임용되더라도 짜릿함은 오래가지 않는다.


 또한 행복은 중독적이다. 잘 설계된 게임은 통제감을 준다. 잘 설계된 영화는 뜨거운 감동을 준다. 하지만 본업을 방해하여 생산적인 삶을 사는데 방해되기 쉽다.


 정신의 기본요소 4가지 외에 정신의 손과 발이 되는 언어능력 역시 모호하다. 빠른 말하기 속도를 위해 발전했지만 언어 체계는 복잡하여 배우기 쉽지 않다.


[정리]

마음구조를 상징화한 정신의 집


[감정]: 정신의 거주자다. 빨간색 하트로 표현했다.

정체성이 모호할뿐더러 미래 행복을 예측하긴 쉽지 않다. 기억에 영향을 준다. 


[기억]: 황토색으로 정신의 기반이 된다.

특히 맥락의 영향이 커 왜곡되기 쉽다. 기억은 생각의 재료가 된다.


[생각]: 정신의 기둥으로 표현했다.

반사체계와 숙고 체계를 의미한다. 숙고체계는 논리적이나 쉽게 반사체계로 넘어간다. 생각이 강화되면 신념으로 바뀐다.


[신념]: 파란색 지붕으로 표현했다.

형성 과정에서 각종 성질이 반영된 합리적이기 쉽지 않고, 수정도 어렵다. 


다음 편엔 합리적이기 힘든 생각과 신념을 개선하는 13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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