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심한 프로토타입 인간이 '유레카'를 읊조리다.
회사 주변 도로에는 은행나무의 손사래에 떨려나간
노란 은행잎이 바닥을 뒹굴고 있다.
한 주가 지나면 위태롭게 매달려 버티고 있는
저 잎들마저도 자취를 감추겠네.
분주했던 한 주를 정리하고 주말을 앞둔 금요일의 오후는
가쁜 숨 고르고 생각들을 털어내 본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가을 숲이 그리워 혼자 걸었다.
태양을 가릴 만큼 큼직한 플라타너스 낙엽이 겹겹이 쌓인 숲길을 따라 내려가면
나무 데크로 조성한 산책길이 있다.
군걸음에 천천히 가을 색에 취해본다.
피에르 쌍소의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가 생각난다.
"인간의 모든 불행은 단 한 가지, 고요한 방에 들어앉아
휴식할 줄 모른다는 데서 비롯한다"는 그의 느림에 대한 철학적 의미가
결국에는 콘크리트 건물과 아스팔트 도로를 벗어나야 느림에 대한 영역이 존재함을 깨닫는다.
바쁜 현대인들 사이에 섞이지 못하면서 기어드는 목소리로 '유레카!'를 읊조리는
소심한 프로토타입의 인간이 내가 아닐까.
오래간만에 숲이.. 그리고, 나무가 주는 여유와 위로를 느끼는 오늘 오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