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월드컵 4강 신화가 일어나기 한 달 전. 필자는 어머니와 함께 한 영화를 보았으니, 샘 레이미 감독의 "스파이더맨"이었다. 당시 어렸던 나에게 이 영화가 준 영향은 컸다. 중력의 법칙을 거스른 채, 자유로이 뉴욕 시내를 활보하며 악과 싸우는 모습. 그 과정 내내 어린아이의 눈에 보였던 건 뉴욕시의 스케일이었다.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제국이었으니. 이후 다른 할리우드 영화들 속에서 뉴욕시를 볼 수 있었으나, 스파이더맨 영화처럼 나에게 강렬한 인상을 준 영화는 없었다. 빌딩숲 사이를 거미줄 쏘고 다니는 자유로움이 인상적이었을까? 스파이더맨 자체가 인상적이었을까? 이유는 모르지만, 어쨌든 이때부터 나에게 뉴욕은 선망의 대상이었고, 죽기 전에 꼭 가보고 싶은 로망 자체였다.
그렇게 한때 품어왔던 낭만, 꿈의 시대가 먼 옛날인 것처럼 내 기억에서 흐릿해지고 바래져 있을 때였다. 앤디 형이 내게 말했다.
"노아~ 나 뉴욕 간다~"
나는 놀라 말했다.
"뉴욕이요? 비싸지 않아요? 상상 이상일 텐데요~ "
"야~ 돈이 문제냐~ 한 번뿐인 인생! 낭만을 쫒아야 하지 않겠냐?"
"그럼 어디 어디 가시게요? 하루 만에 다 가실 수 있어요?"
그때, 앤디 형이 나지막하게 말했다.
"너, 신혼여행 어디로 갈지 고민 중이라며~ 뉴욕 가~ 뉴욕은 비싸니까 1박이나 2박 하고. 나머진 칸쿤 껴서 간다더라~"
이에 난 혹 했다.
"아.. 뉴욕 그리고 칸쿤..?"
그래, 한 번뿐인 허니문! 앤디 형은 말씀하셨다. 유럽은 언젠가 한 번은 다시 갈 수 있지만, 뉴욕은 절대로 갈 수 없다고. 결혼 이후엔 더더욱이. 그 말이 날 움직였던 거 같았다. 그래, 결혼 이후에 유럽 정도는 다시 갈 기회는 있을 거 같아. 그런데 왠지 미국은, 그중에서도 뉴욕은 갈 기회가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 봐도 없었다.
그래서 당시 어렴풋하게 영국과 이탈리아 정도만 생각했었지만, 뉴욕으로 급마음을 바꾸게 되었다. 이에 곧장 신디에게 얘기를 했으니.
"신디~ 우리 허니문~ 뉴욕 가자! 나 뉴욕 가고 싶어~ 진짜~ "
나의 제안에 신디는 우려와 달리 바로 수락하였고.
"좋아~~ 가자~~ 근데 뉴욕은 비싸지 않아? 괜찮겠어?"
"그치~ 그래서 뉴욕은 2박 3일 갈 거고 나머진 칸쿤? 거기 가자~"
이때, 신디가 고개를 갸웃하며 질문을 하였다.
"근데, 칸쿤이 어떤 곳이야? 어디 있는 나라야?"
"그.. 글쎄? 찾아보니깐 멕.. 시코 어느 휴양지래~?"
휴양지에서 쉬고 싶어 했던 신디를 위해 어필했던 곳. 당시 나로서 칸쿤이란, 뉴욕을 가고 나머지 허니문 기간을 채우기 위한 곳으로만 생각했었다.
나는 물론이고 해외를 많이 다녀본 신디로서도 칸쿤은 상당히 생소했던지라 많이 막막했다.
“나도 칸쿤은 처음이야~ 옛날에 친구들이 방학 때마다 간 건 봤는데, 나는 가지 못했으니까~”
뉴욕이야 하루 만에 내가 가고 싶었던 장소 리스트와 2박 3일 일정을 대충 완성할 수 있었으나, 칸쿤은 대체 뭐 하는 곳인지 알 길이 없었던 우리로선 정보가 필요했다. 그런데 검색하면 뭘 아나, 우리가??
그러던 중 인스타로 한 여행사의 허니문 박람회 안내를 보게 된 나는 신디와 함께 상담 일정을 바로 잡았고. 상담 당일, 우린 한 직원 분과 칸쿤 관련 상담을 진행할 수 있었다.
직원 분이 말씀하셨다.
"신혼여행은 몇 박 며칠 생각하고 있으실까요? 어디 어디 가실지도 정하신 게 있으실까요?"
"9박 10일 정도 생각하고 있어요. 뉴욕하고 칸쿤이요! 뉴욕은 2박. 칸쿤은 한 6박? 일단 9박 10일에 뉴욕은 2박 정도 생각하고 있는데 나머지는 아직 못 정했어요."
직원 분은 웃으며 말씀하셨다.
"그렇다면 칸쿤 6박 정도가 괜찮으실 거예요~ 보통 허니문으로 뉴욕 가시는 신혼부부들이 뉴욕 1박에서 2박. 칸쿤에서 6박이나 그 이상으로 일정 짜시면서 휴양에 포커스를 맞추시는 걸 선호하시거든요~"
"그런데 칸쿤에 뭐 볼 게 있나요?"
"아.. 혹시, 칸쿤이 처음이신 걸까요? 그럼 간략하게 설명드릴게요~ 칸쿤은 성인들의 놀이공원 같은 곳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이후 직원 분의 설명을 들으며 나와 신디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푸른 에메랄드 빛의 바다가 펼쳐져 있으며~
올인클루시브형 리조트로써 무엇이든 누릴 수 있는 혜택들이 상상 그 이상~
게다가 다양한 액티비티들까지~
그 순간, 우리에게로 생각지도 못한 다크호스가 들어와 우릴 뒤흔들었으니..
칸쿤이었다.
이후, 우리의 관심사는 오로지 칸쿤에 있었다.. 한 걸음씩 칸쿤에 가깝게 다가가고 있었다.
뉴욕, 그리고 칸쿤. 신디와 나의 진짜 이야기는 브런치북 "우리의 허니문"에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