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ws에서는 가능했었는데..”
AWS가 아닌, 클라우드 플랫폼을 사용 중에 시니어급 인프라 선배 엔지니어로부터 많이 들어온 말이다. AWS에서는 가능했는데, 이 클라우드 플랫폼에서는 왜 불가능인 거냐?라는 질문. IT업계에서 종사하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이렇다.
예전에는 IT 회사에서 www로 시작하는 웹사이트나 애플리케이션 형태의 서비스를 개발하고 출시하려면, 그 서비스를 올릴 서버를 직접 구매해야 했고, 서비스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저장하고 처리하기 위해 데이터센터 같은 인프라도 직접 구축해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인프라들을 직접 구축하기보다는 인터넷을 통해 제공받아 사용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이렇게 인터넷을 통해 서버, 저장공간, 데이터베이스 같은 IT 인프라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클라우드 플랫폼이라고 한다.
대표적인 클라우드 플랫폼으로는
Amazon Web Services,
Google Cloud Platform,
Microsoft Azure 등이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먼저 시장을 크게 만들었고, 지금도 가장 많은 기업들이 사용하는 클라우드 플랫폼이 바로 AWS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IT 업계에서는 클라우드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서비스가 AWS인 경우가 많고, 시장에서도 사실상 표준처럼 사용되는 플랫폼이라고 볼 수 있다.
굳이 비유하자면 검색 시장에서의 구글 같은 존재라고 보면 이해하기 쉽다.
이러한 위상이다 보니, 국내 많은 클라우드 플랫폼에서는 AWS 기술을 따라잡는데 급급한 상황이긴 하다. 그래서 자연스레 AWS를 많이 사용한 사람이라면, 국내 클라우드 플랫폼을 사용할 때 이 글의 첫 글과 같은 한탄을 하곤 한다.
“aws에서는 가능했었는데..”
그러한 질문을 들을 때마다, 나는 궁금했다. AWS가 뭔데? 어떻길래?? GCP는 번역 작업할 때 코드 검증한다고 사용은 해봤다. 그러나 AWS는 사용해보지 못했다. 애초에 AWS 환경에서 인프라 환경을 구성한 회사에서 근무한 적이 없었거니와 AWS 계정이 털려서 수천만 원 과금 폭탄 맞았다는 사용자 사례를 접한 후로 나도 과금 폭탄 받지 않을까? 란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선뜻 접근할 생각조차 못했던 것이다.
그러다가, 당시 회사 동료였던 준이 말했다.
“4월 15일에 AWS 세미나 있는데 같이 가실래요?”
“세미나요? 뭐 하러요~ 뭐 세미나가 똑같겠죠~ 거기서 거기~ 다 홍보예요~”
준이 웃으며 말했다.
“물론 홍보겠지만, 가시면 아마 많은 인사이트를 얻으실 수 있을 거예요~ 왜 AWS AWS 하는지, 이래서 AWS구나.. 를 아시게 될 거예요~ 전 노아님이 꼭 가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선물도 줘요~”
“선물이요?”
선물에 갑자기 호기심이 생긴 나는 그날로 바로 준과 함께 세미나 참석 신청하여 참석을 하였으니, 장소는 그랜드 인터컨티넨탈이었다.
장소에 들어선 순간, 거대한 홀과 함께 한 편에는 가지각색의 부스가 있었고. AWS 관련된 많은 팸플릿들이 붙어져 있었다. 이에 내가 AWS 세미나에 왔구나를 여실히 알 수 있었달까? 그리고 그 홀 한복판에 테이블들이 있었고. 그 테이블 위에는 수많은 빵들이 있었다.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달달하고도 고소한 냄새가 내 콧가를 한가득 맴도는 게 진짜 참을 수 없었다. 그래서 그 자리에서 4개를 흡입해 버린 나. 빵을 4개나 먹어서 그런지 목이 말라 음료수를 찾던 내 시야에서 보인 건, 거대한 양동이와 그 안에 있던 음료수였다.
뭐야 뭐야~ 할리우드야~ 뭐야~
테이블 주위에 접시를 든 채, 빵을 집어 먹으면서 프리토킹하는 사람들과 양동이에서 든 음료수를 따라주는 관계자 분과 부스에서 시연을 하는 담당자들과 그 모습을 보는 사람들. 이 모습이 마치 할리우드 영화나 드라마 속 장면을 보는 듯하여 굉장히 신선했다. 국내에서는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던 광경이었으니. 국내에서는 M사 클라우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참석했었고, 그다음은 L사 직원들이었다. 그 이외에도 많은 기업에서 온 듯했는데, 서로 대화 나누고 하는 모습을 보았을 때 준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국내에서는 M사 클라우드가 AWS 최대 고객이에요. AWS 최대 고객인 만큼, 세미나가 있을 때마다 많이 참석하는 편이고요.”
저마다 전문적인 기술 용어를 써가면서 대화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많은 생각이 들었을 때였다. 기조연설 시작. 연설 때 강연자는 말하였다.
“예전에는 클라우드가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AI가 중심으로 기조가 변하였는데요. 이에 따라 우선순위도 IT 성과보다 비즈니스를 먼저 중점적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생성형 AI의 경우, 과거에는 PoC 위주였다면, 현재는 현업 적용 중심으로 그 흐름이 변화하였습니다~”
그 이후, 2~3시간 동안의 연설이 이어지고. 장소를 바꿔서 한 룸?? 에서 시작된 섹션. 그 섹션에 들어오자마자 각 테이블마다 진열된 도시락 퀄리티를 보고 다시 놀란 나..
아.. 이건 찍어야 돼!! 이 균형 잡힌 영양가 있는 식단에, 각 반찬 간의 색 조합하며, 적절한 단짠단짠의 조합까지 다채롭고도 완벽에 가까운 도시락이 아닌가!! 이 정도 퀄리티를 선사하다니! 역시 이래서 AWS인가.. 를 새삼 다시금 느낄 수밖에 없었던 대목이었다. 맛도 끝내주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아까 빵 4개를 먹는 게 아니었는데.. 하는 후회가 급 밀려왔달까?
배가 부른 상태에서 강연을 듣기 시작한 나는 열심히 슬라이드 화면을 찍고 메모를 하였으니. 시간이 가는 줄 몰랐다. 그리고 강연이 끝나고 다시 홀에 오니, 다양한 핑거 푸드들이 테이블 위에 놓여있었으니..
아.. 이렇게 마지막까지 나를 감동시키다니.. 2개의 티셔츠 선물과 함께 끝날 때까지 선물들을 끊임없이 선사하는 AWS의 자본력에 감탄에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게 자본의 힘인가.. 이게 1위 클라우드 플랫폼 업체의 힘인가.
KBS와 SBS, MBC 세 지상파 방송국들과 TVN, CGV 등을 축으로 한국 문화계를 지배해 왔던 시대. 그 시대의 끝자락에 갑자기 등장한 넷플릭스. 이 빨간 물결 하나에 TV, 극장 위주였던 한국 문화계를 OTT로 시장 판도가 바뀌었으며, 그 시장에서 넷플릭스는 어마어마한 자본력을 무기 삼아 기존 시대의 중심이었던 곳 한 곳 한 곳 씩 무너뜨리더니 어느새 모든 시장을 장악해 넷플릭스 중심의 새 시대를 열고 말았다.
그 시대의 거센 물결에 어쩌면 한국 문화계의 미래, 새싹들은 파도를 만나기도 전에 휩쓸려 사장되어 갔으며, 그렇게 미래를 담보로 현재의 영광을 누리고 있는 길을 가게 되었다.
AWS도 그러하다. N사와 K사 등이 중심이 되어 지배되어 온 그들의 시대. 그 시대의 끝자락에 AWS가 조금씩 조금씩 시장을 점유하기 시작하더니 넘사벽급으로 성장해 우리를 집어삼켜 버렸다. 그러나, 멈추지 않고 더 성장을 거듭해 온 그들의 행보에 우리들은 반 발자국 따라잡는 일조차 버거운 일이 되고 말았다.
그들은 이제 더 큰 미래를 보고, 여러 단계를 도약하려 하고 있다. 그 도약은 감히 IT업계에서는 상상 못 할 사건들로 가득하다. 10명의 개발자들이 많은 시간을 쏟아부어야 할 일을 단 1시간 안에 프롬프트 등으로 뚝딱 해결하는 이벤트. 수많은 멘토들을 거쳐서 완성하고 이룩해 온 인프라 세팅과 세팅된 인프라에서 개발하고 배포하는 이 일련의 일들을 콘솔상으로 클릭과 타이핑 몇 번으로 단축해 버리는 이벤트. 이러한 일들이 이제 현실이 되어 우리들 앞에 그 모습을 드러낸다.
이러한 미래를 실현시키기 위해, 전폭적으로 우리나라 시장에 공격적인 투자를 하겠다는 그들. 세계 1위에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성장을 거듭하려는 그들의 모습에 경외감과 함께 두려움 또한 느꼈다.
동시에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들은 언제까지 이 일을 할 수 있을까?
누군가는 말한다.
“개발자들? 한 3년 본다..”
다른 이들은 말한다.
“AI가 아무리 개발 등을 잘한다 한들, 우리들을 절대로 대체할 수 없어.”
과연 어떨까?
우리들은 대체될 것인가? 대체되지 않을 것인가. 그들은 어디까지 어느 단계까지 성장하게 될까. 그들이 최종적으로 도달한 미래에 우리는 어떠한 모습으로 있을까?
예전 회사에서 팀장님이 당시 내게 했던 말이 떠올랐다.
“당신이 이곳에서 했던, 알게 된 지식은 좁고 얕아. 당신이 알아야 할 내용들이 넓고 깊은데 말이야. 지금의 너는 아무것도 몰라.. 배워야 할 게 많다고.”
직전 회사 CTO님이 내게 말씀하셨었다.
“노아.. 언제까지 젠킨스만 할 수는 없어요. 한 분야에 있어서 마스터가 되는 것도 좋은데.. 우린 해야 할 게 많아요.. ”
지금 회사 부장님이 내게 말씀하셨었다.
“노아, 전공을 살려서 랭체인, LLM 한번 공부해 보세요~ 요즘 개발 트렌드가 전부 그쪽으로 몰려있어요. 제가 아는 선배들도 전부 공부하고 있어요. 개발자이라면 한번 트렌드에 뒤처지는 순간, 끝나는 거예요.”
그때의 안일함과 나태함. 순간순간의 타협과 순응. 다음날의 후회들이 쌓이고 쌓여서 우리들은 그들에게 주도권을 넘기게 되는 것이 아닐까. 우리들의 역사와 정신마저 송두리째로. 한때의 열정이 흐릿해진 채,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만 남겨진 채로 그들이 전부 대체하는 것이 아닐까.
이 과도기를 살고 있는 나는 어떤 길을 가야 할 것인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할 것인가.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 무엇을 해야 할까. 분명, 이 속에서도 길은 있다. 이전에는 결코 상상할 수 없었던 일들이 가능하게 되는 일들이 있을 수 있으니.
그 세미나장을 멀리 한 채, 한참을 걷기 시작했다. 멈추지 않은 채 계속 걷고 있었다. 결코 이 생각이 멈추지 않을 것 같았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