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시작된 우리의 삼각관계

by 노아

프로포즈를 했으니, 일단 무엇을 해야 할까? 웨딩홀 예약은 어떻게 하고, 스드메라는 건 또 어떻게 하는 건지? 그리고 무엇을 어떤 순서로 해야 하는지? 전혀 알지 못하는 우리 둘이었다. 어른들은 우리에게 공부해서 좋은 대학가라, 좋은 회사 가라는 가르침만 주셨지, 결혼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에 대한 건 가르쳐주지 않았으니까..


주입식 교육에 익숙한 우리로서는 주입되지 못한, 외계 생명체와도 같은 결혼에 대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당황해하고 있었다.


그러나, 한 가지 사실은 분명해 보였다.


“일단은 부모님들께 우리 결혼할거라고 알리자!!”


이에, 이런 결론에 도달하였다.


부모님한테 알리자. 이 결심에 나는 곧장, 어머니에게 사실을 고했다. 프로포즈 했다고. 그러나, 이 사실은 어머니에게 전혀 놀랄만한 일이 아니었으니~ 이미, 신디와 사귀고 있다고 말한 그 순간부터, 어머니는 매의 눈으로 나와 신디 사이를 지켜보고 있으셨기 때문이다..


나는 네 모든 말 한마디 한마디 전부 기억하고 있다~.”


어머니께서는 진짜 내 사소한 대사 한 줄 한 줄마다, 귀 기울이고 계셨고, 기억에 새기고 있으셨다.. 그때의 내가 몰랐을 뿐. 신경을 안 썼을 뿐.. 그리고 그게 나중에 화살로 나에게 돌아올 줄은 그때 당시의 내가 몰랐으니..


그러나 그게 아니더라도 내 나이가 꽤나 적지 않은 나이인지라, 어머니와 통화할 때면 통화 마무리는 늘 이 대사였다.


“그래서, 언제 결혼하는 거니?”

저희, 이제 1년 갓 넘었어요~!!


“네 나이가 몇인데? 신디 나이는? 너보다 2살이나 많은데, 나중에 애 낳을 때~~~”


저희 아직 애도 안 낳았는데요..


내가 정말 숨기고 숨겼던 복선 하나하나를 풀어가시는 어머니. 그리고 어느새 내가 숨겨뒀던 떡밥들이 모조리 회수가 되던 날.. 프로포즈 사실을 말한 그날로부터, 어머니의 질문 세례는 시작되셨으니. 그 질문 세례는 매일 출퇴근길마다 쏟아지고 또 쏟아지고 있었다. 마치, 오랜 시간 동안, 빌드업 되었던 것이 한순간에 폭발한 듯 보였다.


어.. 어떻게 참으셨대요?


"그래서.. 네 여자친구 부모님은 뭐하시는 분이시라니?"


아.. 시작부터 말문 막히는 질문..이었..

아하하하..

그러나, 이 질문은 시작에 불과했으니. 여자친구 사진을 본 어머니께서 말씀하시기를..


"여자친구가 예쁘니? 나보다도?"


어... 삼각관계? 이게 바로 삼각관계인가? 이렇게 내가 행복하길 바라는 건 아니었는데~ ㅋㅋ 갑자기 그게 무슨 질문이세요~~~!!!!???? 정신 바짝 차려야해, 노아! 이런 때일수록!!! 정신을 바짝!!! 차려야해!! 이 질문에 "관식"이라면, 분명 이렇게 말했겠지.


"당연히 신디지~~~ 엄마~~~ 그건 불변의 진리에요~"


그리고 나도 관식처럼, 그렇게 말했다가 보기 좋~~~~~~~~게~~~~~~~~ 허허허~

(더이상의 말은 생략한다...)


아, 관식이여~~~~

당신이 걸어온 길이 나에게는 아직도 멀고도 멉니다~~


아침에 판교역 3번 출구에 내린 후, 광장을 지나서 개나리교를 지나 NC 소프트 건물과 안랩 건물 등이 밀집한 판교 테크노밸리를 향해 걸어갈 때 그 산뜻한 출근길과 함께 내 귓가에서 동행하는, 어머니와의 결혼에 대한 행복한 대화~ 그리고 뒤이어 계속되는, 신디로부터의 행복한 신혼에 대한 대화. 이 두 여자와의 통화는 반복재생처럼 내 귓가에서 무한루프~ 빠져나올수 없는 알고리즘~

퇴근 후, 화려한 조명으로 판교의 밤을 수놓는 건물들. 그 사이 나있는 개나리교를 거닐 때, 어머니로부터 쏟아지는 신디에 대한 질문 세례. 그 질문들은 나비처럼 날아와 벌처럼 내 귓가에 꽂히고. 가끔은 내 심장에, 때때로 내가 방심했을 때 신디에게만 향하는 추적 미사일이 날아오면 그 미사일을 내가 맞아서 자폭하고. 신디는 신디대로, 어머니에 대한 관심을 보이는 등 서로가 서로를 향해 아주 많은 호감을 보이셨고. 나는 그 호감 세례에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다.. (아.. 어질어질...)

두 여자 사이에서 팽팽한 신경전과 삼각관계를 매일 아침밤으로 겪어야 했다.


아! 하늘벗고 소리 5초간 함성질러~~!!!!!


이게 바로 예비 남편의 일차 관문인가? 아니면, 두 여자 간의 탐색전인가?


시어머니와 아내 사이에서 선택을 잘해야 한다는, 시험 관문? 난제?


언제 한 번은 퇴근길에 어머니와 신디가 결혼에 관해서 똑같은 대사를 한 적이 있었는데, 진~~~ 짜 깜~~~~~짝 놀랐지 뭔가? 하하.. 세상에나... 그래서 그런가..


신디가 어머니 같고. 어머니가 신디 같고~


그런 걸 느껴졌던 순간이 매 퇴근길, 그녀와 그녀와의 통화에서 느껴지다 보니 퇴근길이 꽤나 지루할 틈이 없었다. 늘 새로웠달까? 그러던 나날 중, 어느날 갑자기 어머니께서 말씀하셨다.


“언제 한번, 신디 만나고 싶은데, 괜찮니?”


어.. 왜요???


청천벽력과도 같은 말씀이셨다..

그렇다.. 내 인생에 일찍이 겪지 못했던, 삼각관계의 화룡정점을 찍게한 사건이 일어나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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