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오기 전에~

by 노아

2022년 12월 24일, 연인들이 새하얀 눈의 세상 속에서 서로의 손을 잡은 채 따스한 온기를 온 세상에 전파하고 있었을 때, 그 온기에 조그만 바이러스 하나 무임승차하여 고스란히 신디에게 스며들었고. 이에 그해 크리스마스, 신디는 코로나에 걸리고 말았다..


“노아.. 미안해.. 나 코로나 걸렸어~~~”


나, 여자친구 생기고 처음 맞이하는 크리스마스..인데?

설마, 아니지? 제발?


2023년 12월 24일, 이제는! 올해는! 괜찮을 거야! 괜찮겠지! 아무 일도 없겠지! 싶어 안도하던 찰나에 점심으로 먹었던, 마라상궈가 문제였는지, 그 해 크리스마스에 신디의 속은 뒤집어졌었고. 내 속도 뒤집어졌... 그날 내내 신디를 간호해야 했던 나.


(아, 그때 신디가 아파서 그랬는지 잔뜩 예민했어가지고, 짜즈.. 을.., 아뉘! 내가 먹자고 했나? 마라상궈? 난 먹자고 안 했어, 마라상궈! 쓰다 보니 갑자기.. 아.. 흠흠... 아무튼..)


이렇게 태초에서부터 일상처럼 나에게 닥쳐왔던, 크리스마스의 저주?? 하염없이 언제나 그래왔듯이 홀로 지구상 어딘가에서 산타 할아버지가 썰매 타실 모습을 그리다가, 문득 깨달았던 거 같았다.


아, 그래~ 올해 크리스마스도 내년 크리스마스도 망했어~ 응~ 망할 거야~
앞으로도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을 거야~


그러면, 어차피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거라면, 잘해봐야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거라면? 의미 있는 일을 해보자! 그래서 이 크리스마스의 악몽에서 벗어나자!! 이 생각뿐이었다. 그렇다면, 부모님한테 인사드리자!! 신디와 내가 얘기했던 게 있었다.


2024년이 가기 전에 우리가 결혼하지 않을 거면, 헤어지자.


서로 나이는 먹어가고, 마냥 연애만 하기에는 우리의 시간이 뭔가 아깝고 서로에게 도리가 아닌 거 같다는 생각도 들고 해서, 결혼을 하지 않거나 안 할 거면 헤어지자고 서로에게 약속을 했던 것이다.


그러나, 우린 헤어지지 않을 거니까. 그렇다면 이 해가 가기 전에 부모님한테 인사드려야 하지 않을까? 프로포즈도 했고. 어머니를 통해 알음알음 신디에 대해 말씀드려왔고. 어머니를 통해 아버지, 친척들한테까지 간접적으로 소개를 시켜드렸으니~ 인사드려도 괜찮겠다 싶었던 것이다. 다만, 언제가 좋을까? 가 고민이었는데, 마침!! 크리스마스이브에 소개해드리는 게 의미 있을 거 같았다.


그래서, 미리 말씀드리고, 약속 잡은 다음, 부모님 댁으로 신디와 함께 가는데 유독 신디가 긴장해하길래 옆에서 웃으며 나는 그런 신디를 진정시키고 있었다.


“신디~ 걱정 마~~ 안 잡아먹어~~~ 우리 부모님이 자기한테 뭐라 그러면, 놰가! 우뤼! 신디에게 왜 그러세욧! 그러면서 자기 손 잡고 뛰쳐나간다~~~~ 나 믿뉘??”


이야~ 박보검 보고 있나? 이게 바로 관식이다~~!!! 캬~~ 멋지다~~ 노아~


그런 내 모습을 보고 콧방귀를 뀌며 어이없어하는 신디. 그래도 피식하고선,


“나 좋아하시겠지??”


“그럼~~~ 자길 싫어하는 사람은 이 세상에 아무도 없어~ 아마 있다면 그건 마귀가 아닐까? 움핫핫핫~~”


그렇게 닭살이 눈발 날리듯 쏟아지는 버스에 몸을 안 긴 채, 우린 부모님 댁으로 향했고. 얼마나 지났을까? 버스 터미널에 도착한 우리는 택시 타고~ 어느새 도착!!!


걷는 내내 신디는 몸을 떨면서 심호흡을 하며 스스로를 진정시키려는 듯 보였다. 그런 신디의 모습에 처음에는 실감 나지 않았던 나였으나, 점점 집 도착이 임박하니 그 순간부터 나도 덩달아 긴장했던 거 같았다.

긴장할 이유는 없는데.. 몇십 년을 같이 살았던 우리 부모님이고, 그 누구보다도 날 아는 신디와 부모님이 아닌가.. 전혀 긴장할 이유가 없는데 말이다. 설마 "우리애랑 헤어져~!!" 표독스러운 시아버지 시어머니가 되시진 않을거고~ 어떻게든 되겠지! 잘되리라! 굳게 다짐하고 스스로 마음을 다잡으며,


초인종을 눌렀고, 문이 열리면서~


어머니께서 환하게 웃으시며 우리를 맞이해 주셨다.


“어머~~~~~~~~~ 왔니?”


어.. 어머니??

평생을 살면서 난생처음 보는 상냥함이었다..

찬란한 봄날 햇살과도 같은 그 친절함에 나는 잔뜩 낯섦을 느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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