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히 혼란과 격동의 시간이었던, 2024년 12월 어느 겨울날, 당시 데브옵스로써 하루 평균 2~3시간 정도 자면서 업무 하는 위용을 떨치며 기울어지고 무너져가는 세상 속을 헤집고 버텨왔던 나. 덕분에 수면을 줄이면 인간에게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를 하루하루 체감하던 나날이었다. 이런 영향 때문이었을까..
신디와 데이트 내내 졸았다. 전시회 데이트가 있던 날, 신디 손 붙잡고 전시회에 갔다가 전시회의 어두운 실내와 아늑한 조명에 의해 머나먼 저편의 손에 내 눈꺼풀이 붙잡히는 듯했다.
“아니, 자기 회사는 왜 사람 잠을 안 재워??? 어떡해~~”
“신디~~ 내 정신 멀쩡하니?? 뭐가 계속 빠져나가는 거 같아.. 삐걱거리는 것도 같구~”
그렇게 얼어붙은 채 흩날리는 눈발 가득한 이 세상을 향해 한탄 한주먹씩 내뿜으며 걷고 있었다. 압구정이었던가?? 어느 골목길을 걷던 중, 우리 눈에 양복 입은 분들이 어딘가로 들어가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었고. 이에 궁금증이 도진 신디와 나~
그 길로 그곳으로 가니, 비로소 그들이 어딘가로 향하는지를 알 수 있었다.
웨딩홀이었다.
이에 궁금하여 그곳에서 서성거리다가 관계자 분께서 다행히! 들어와도 된다고 하셔서 들어가 보았고. 그곳은 마치~~~ 또 다른 판타지 세상이 펼쳐져 있었다. 다채롭고도 화려히 만개한 꽃들로 기둥과 벽이 메워져 있었고. 그런 형형색색의 퍼즐 조각들은 푸른 초원과도 같은 거대한 홀을 무대 삼아 단 하나의 오차도 없이 정교히 맞추어져 있었다. 그 대지 위에는 클래식하고도 우아한 의자들이 배치되어 있었고. 그 사이로 거대한 무대가 펼쳐져 있었다. 그 모습이 장관이었어서, 신디와 나는 한동안 자리에 멈춰 서서 멍하니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와.. 노아.. 예쁘다.. 나, 여기서 결혼식 하고 싶어~"
"그런데, 너~ 스몰웨딩한다고 하지 않았니~~~??? 신디???"
신디가 웃으며 말했다.
"내가? 언제? 난 그런 소리 한적 없는데?"
허허~ 자기는 결혼식에 대한 로망이 없다면서 스몰웨딩으로 해도 된다고 말했던 사람 어디 갔나???
그래, 대한민국에서 스몰웨딩이란 없는 거야, 없는 걸 거야~ 그럴 거야~~~~
"그러면, 여기 상담받아 볼까?"
이에 속전속결로 상담 일정을 잡은 우리~
언제나 그래왔듯이 느닷없는 전개와 주의 산만, 예측 불허 결정의 연장선상에서 시작된 거지만, 우린 무질서 속의 질서를 추구하는 사람들이니~
당시, 그 웨딩홀이 좋았어서 웨딩홀 상담을 받은 후, 하루에 한 곳만 상담을 받기에는 조금 비효율적인 거 같다고 생각한 우리는 인스타그램, 오픈 카톡방, 웨딩 관련 앱 등 모든 수단으로 검색하였으니~
"노아, 여기 어때?"
"여긴, 식당 아니야? 여기야말로, 스몰웨딩이네~~ ㅋㅋ 그런데?? 여기, 부모님들이 오실 수 있을까? 지방에서 올라오시는데~~ 탈락!!!"
"신디, 여긴 어때??"
"응~ 구려~ 탈락!"
그렇게 수많은 탈락 끝에 수많은 웨딩홀들 중에서 7곳 정도를 선정하여 상담 일정을 잡을 수 있었다.
하루 2~3곳, 3주간에 걸친 웨딩홀 투어 대서사시의 서막이 그렇게 올랐던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