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저학년)부 금상 - 고주은
바람이 살랑살랑 시원하고, 하늘은 파랗고 높은 가을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심석초등학교 2학년 국화반 고주은입니다.
제가 우체국의 도움을 받은 이야기를 하려고 이렇게 편지를 쓰게 되었어요.
저는 세상에 태어나서 머리를 딱 세 번 잘랐습니다. 첫 번째는 제가 태어나고 100일이 되었을 때 부모님께서 머리카락 숯도 많아지고 튼튼하게 잘 자라라고 잘라주셨대요. 지금도 아기 때 사진을 보면 웃음이 나와요. 두 번째는 어린이집 다니던 6세 때 1월이었고, 세 번째는 9살 1월이랍니다.
제가 머리카락을 왜 잘랐냐면 저랑 비슷한 나이인 친구들이 소아암에 걸려 치료를 받는 과정의 약이 너무 독해서 머리카락이 다 빠져버린다고 들었어요. 아마 저라면 몸도 아픈데 거울을 볼 때마다 너무 슬펐을 것 같아요. 제가 6살 때 엄마 아빠가 설명은 잘 해줬는데……. 머리카락이 짧아질 걸 생각하니까 너무 싫었던 기억이 나요. 그런데 엄마가 걱정하지 말라며 저랑 같이 머리카락을 자른다고 말씀해주셨어요. 엄마는 저를 임신했을 때 건강한 아이를 낳고 싶다는 마음으로 염색이나 파마를 안 하고 제가 다섯, 여섯 살이 되면 저랑 같이 우체국을 통해서 기부를 하려고 결심하셨대요. 그래서 저도 용기를 낼 수 있었고, 그렇게 엄마와 첫 기부를 했습니다. 물론 엄마는 손상된 머리카락을 잘라내느라 길이가 부족해서 1년을 더 길러야 했지만, 엄마는 저와 함께였다고 생각해요. 집 근처에 있는 우체국에 가서 우표를 붙이고 영수증도 받고, 키가 작아서 엄마가 안아주셨던 기억이 나요. 그리고 우체국 직원분이 모발 기부하냐며 저를 칭찬해주셨대요.
세 번째 모발은 2019년 1월이에요. 그런데 아쉽게도 2019년 2월 28일자로 기부는 종료되었답니다. 엄마 머리카락 길이가 조금 부족해서 더 있다가 같이 보내려고 기다렸는데 이젠 더 이상 보낼 수가 없게 되었어요. 그래서 아직 보내지 못한 제 모발은 서랍 속에 잘 보관되어있습니다. 미리 확인 못 해서 엄마가 미안하다고 하셨지만 저는 괜찮아요. 이 세상에는 나누는 방법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초등학생인 저는 아직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지 않은 것 같아요. 자르면 또 자라는 제 머리카락을 기부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기부 증서는 아빠가 액자에 넣어 걸어주셨어요.
제 9살 인생에 딱 한 번뿐인 모발기부를 우체국이 함께 도와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그 말을 꼭 전하고 싶어서 이렇게 편지를 쓰게 되었어요. 며칠 전, 24절기 중 ‘상강’ 이었는데 단풍이 가장 예쁜 시기라고 학교에서 배웠어요.
우체국 직원분들, 모두 감기 조심하세요~
2019.10.27.
고주은 올림.
2019 대한민국 편지쓰기 공모전 수상작
초등(저학년)부 금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