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교사가 될 사람이었다 2

자퇴? 자퇴!

by 최고의 교사

중학교 3학년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받았던 긍정적 경험이 떠오르자 머릿속의 뿌연 안개가 사라졌다. 미세먼지 없는 맑은 하늘과 같은 나의 정신이 나를 뚜렷한 목표로 이끌었다. 체육 교사다.

삶은 고난의 직면과 성장의 시계추일까. 그동안 나를 괴롭히던 진로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자마자 새로운 문제에 직면하게 됐다. 대학 진학 정보를 찾아보니 이과 계열에서 체육교육과로 진학하는 일이 문과 계열에 비해 어렵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과 계열은 공부의 양이 많고 난도가 높다. 학교에서 과학탐구 과목을 배우지만 체육교육과에 입학을 위해서 사회탐구 과목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았다. 수학은 난도 높은 수학을 배웠다. 학교 내신 성적을 관리하려면 수능 공부 시간이 부족했다. 오랜 고민 후 전과를 결정하고 담임선생님께 찾아갔으나 대답은 ‘NO!’였다. 나는 또다시 좌절할 수밖에 없었다.


충분한 고민 끝에 나만의 해답을 찾아냈다. 자퇴였다. 최대한 빠르게 검정고시를 합격하고 대입 준비를 하려고 마음 먹었다. 그 당시 고등학교 2학년이었기 때문에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수능 준비를 위해 1년 이상 확보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종 결론에 이르기까지 고민이 많았다. 주저함도 있었다. 그동안 만나왔던 친구들과 헤어지는 아쉬운 감정과 비슷한 또래가 공유할 수 있는 경험의 부재가 나를 주저하게 만들었다. 자퇴를 결정하고 마음을 다잡아도 갑자기 떠오르는 아쉬움이 내 마음을 흔들었다. 하지만 자퇴를 선택했다. 체육 교사라는 목표는 나에게 매우 간절했기 때문이다.


두 번째 장애물은 부모님이었다. 자퇴 계획에 대해 처음 말씀드렸을 때 이야기를 끝까지 듣지도 않고 반대하셨다. 누구나 선택하는 평범한 길이 아니었기 때문에 당연한 반응이라 생각한다. 게다가 두 분 모두 일을 하셔서 나에게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 힘드셨다. 갑자기 생긴 많은 자유시간으로 인해 자식이 엇나갈 수도 있겠다는 걱정도 하지 않았을까. 이에 굴하지 않고 다른 방법으로 설득하기 위해 계획을 세웠다.

나의 자퇴 계획을 진정성 있게 설명해야 했다. 자퇴 후 어떻게 검정고시를 취득할 것인지, 어떻게 대입 공부를 할 것인지, 공부는 어떤 방법으로 할지 아주 세부적으로 계획을 세웠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자퇴에 대한 확신이 들었고 그 결과 나의 행동과 말투에 자신감이 고스란히 녹아들었다.

자퇴 계획이 완성되자 다시 한번 부모님께 말씀드렸다. 당연히 부모님은 반대하셨다. 나는 비장의 카드를 선보였다. 나의 자퇴 후 계획서를 종이로 드렸고 차근차근 설명했다. 굳어있던 두 분의 얼굴이 조금씩 유연해졌다. 계획을 세우는 동안 생겼던 확신과 진지한 태도가 부모님의 얼어붙은 마음을 녹여주었다. 나의 이야기를 모두 듣고 결국엔 나의 결정을 지지해 주셨다. 자퇴에 대한 허락을 얻어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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