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파'가 아니라 '흠~파합'을 해보자

RUN 런 #2 (부제 : 호흡명상 下)

by 더앨리스

유튜브에 호흡명상에 대해 검색을 하고 5분 정도의 영상을 찾아 따라 해 봤다.


영상에서는 숨을 천천히 고르게 쉬는 것만으로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진짜일까?
진짜로 진짜였으면 좋겠다..

영상속에서 부드러운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그냥 자신을 따라 하기만 하면 된다고 한다.


"그래요? 그럼 한번 하볼까요?"


가이드는 생각보다 느긋하고 단순했다.


나는 그날 들숨과 날숨을 구분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내 숨이 이동하는 경로도 느껴보고 속으로 숫자를 세면서 천천히 깊게 숨 쉬는 연습을 했다.


첫날 내 느낌은 '긴가민가'였다.


그래서 대충 하다가 또 가끔 생각나면 한 번씩 시도해 보곤 했었다.

큰 변화는 느끼지 못했지만 하고 나면 약간의 안정감이 느껴졌다.


별다른 기대 없이 간헐적이고 불성실하게 호흡명상을 해 나갔다.


그런데 정말로 이것 덕분이었을까?

신기하게도 난 그날 이후 더 이상 격한 과호흡을 격지는 않았다.


내가 이 일화를 말하면 항상 누군가는 “명상을 하기만 하면 질병이 다 고쳐져?

명상이 무슨 만병 통치약이라도 된다는 거야?”라고 되묻곤 한다.


그런데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그런 게 아니다. 증상이 있으면 당연히 병원에 가야 한다.


다만 증상이 오기 전 내 몸이 내게 신호를 보낼 때가 있다.

그리고 그 몸이 신호를 보내기 전에 내 감정이나 마음이 신호를 보내준다.


우리가 감정과 마음의 신호를 알아차릴 때도 있고 그렇지 못할 때도 있다.


내 상태를 알기 위해 잠시 틈을 내어 명상이나 물멍, 산책 같은 것을 해보길 권한다.


이런 시도를 통해 내 삶에 잔잔하고 고요한 시간을 허락해 주는 것이다.


이따금씩 나의 숨이 어떻게 쉬어지는지 관찰하거나 내 몸의 세세한 부분의 감각을 관찰하다 보면 이전엔 알 수 없었던 많은 정보를 얻게 된다.


내 몸이 보내는 신호가 하나씩 느껴지고 그 신호들이 어떻게 내 감정과 생각에 연결되어 있는지 알아차리기도 한다.


그래서 평소에 마음을 들여다보고 나 자신을 돌보는 건 중요하다.


‘다행이다’만 습관처럼 대뇌이던 시절엔 이런 개념 자체를 몰랐다.

아니 알았다 한들 뭘 느끼려는 의지조차 없었다고 하는 게 맞는 말일 것이다.


그러나 내 인생의 변곡점이었던 그날의 경험 이후, 일상의 삶 속에서 다양한 관찰과 의식을 통해 힐링을 느꼈던 나는 물속 호흡도 비슷한 맥락에서 생각해 보았다.


호흡을 잘하려고 열심을 내기 전에 내가 어떻게 호흡하고 있는지 관찰해 보는 게 필요했다.


나는 차분히 내 숨에 집중을 해 봤다.

그리고 그렇게 알게 된 여러 문제점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물 안에서 코로 숨을 내뱉고 물 밖에서는 입으로만 들 숨을 쉬려 했는데 물 밖에 나오는 순간 마음이 급해져서 그만 입으로 들숨을 쉬기 직전 코로 먼저 들이쉬고 있었다.


그러니 물과 물 밖의 경계에서 콧속으로 물이 들어가곤 했던 것이다.

게다가 음~~ 하고 내뱉을 때 이따금 소리만 내고 숨을 안 쉴 때도 있었다.


또 하나의 문제점은 과하게 숨을 뱉고 과하게 숨을 들이쉬고 있었다.

이렇게 하면 왠지 물속에서 더 잘 버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었나 보다.


음파!라는 단어가 생긴 연유를 모르겠으나, 음은 내뱉는 숨인 건 알겠는데 파? 파는 뭔지 모르겠다.

마지막 뱉어내는 숨인가? 그럼 들숨은 생략된 건가?


내가 숨에 관심을 두니 “파!”의 의미가 숨을 들이쉬기 위해 입을 벌렸을 때 입 속으로 들어오는 물을 숨과 함께 뱉어내는 것이란 걸 알게 되었다.


“내뱉는 숨은 물속에서 코로, 들이쉬는 숨은 물 밖에서 입으로 자연스럽게 호흡한다.”라는 숨쉬기의 기본이 무너진 줄도 모르고 나는 그저 앞으로만 가려했다.


그게 내 숨이 꼬였던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내 숨에 대한 세세한 관찰을 하고 나니 습관처럼 말하던 음파라는 단어는 더 이상 나와는 어울리지 않았다.



나는 호흡명상을 병행하며 내 숨을 구분하는 연습을 하며 숨쉬기를 다시 세팅해 보았다.


‘음~~’하고 뱉던 날숨을 ‘흠~~’으로 바꿔보니 소리만 내는 실수를 하지 않았고 코로 쉬는 숨이 제대로 느껴졌다.


파~! 하고 내쉴 때는 나도 모르게 힘이 들어가서 짧고 세게 숨을 담은 후 내쉬었었는데 물을 뱉어낼 정도로 하되 과하지 않게 조절하며 숨쉬기를 하게 되니 그런 불필요한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또한 머릿속으로 음~파~가 아닌 흠~파합~ 을 외치니 숨을 내쉬는 과정이 한결 편해졌다.


이렇게 의식하고 연습하니 물속에서 흠~ 물 밖에서 짧게 파합, 다시 물속에서 흠~ 물 밖에서 파합.

하면 할수록 점점 자연스러워졌다.


'익숙해질 때까지만 이렇게 의식하면서 해보자!'


편해진 숨쉬기 덕분인지 몸에 과도하게 들어갔던 힘이 조금씩 풀려 났다.


한껏 움츠렸던 어깨가 부드러워지고 내 몸 구석구석 각자 안간힘을 쓰던 근육들이 점점 하모니를 만들어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