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나 물공포증이 있어

START 스타트 #2

by 더앨리스

맞다! 난 물공포증이 있다.


지금이라도 다 포기하고 나갈까? 그냥 있을까?


아~ 어쩌지... 수영 끝나고 수선배들과 점심 먹기로 했는데...


맛있는 것 먹으러 갈 거라고 했는데!

만약 여기서 포기하고 수영장 밖으로 나가버리면 난 그들과 같이 식당에 가는게 민망 해질 거야.


그래 당당한 맛집 방문을 위해 오늘은 일단 수업을 해보고 계속해야 할지 말지 결정하자.


눈 질끈 감고 딱 한 번만 해보자고!


수영장 안은 웡웡 소리가 울린다.

평소에도 귀가 어두웠던 나인데 수영장에 들어오니 귀를 틀어막고 있는 느낌이 든다.

강사님의 목소리는 크다.

그런데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모르겠다. 경상도 사투리 특유의 높낮이만 느껴질 뿐.


자자~~ 정신 차리자. 난 어찌 되었든 50분 동안 이 물 안에 있어야 한다.


일단 물속에 조심히 들어가 보자, 이제 뭘 어떻게 해야 하지?


나는 위기를 만나거나 당황하는 일이 생기거나 도망치고 싶은 상태가 되면 늘 하는 게 있다.


우선 잠시 멈추어 서서 내게 벌어진 일을 관찰하는 것이다.
그다음은 상황을 인식한다.
마지막으로 상태나 환경을 인정한다.


이 세 가지 과정을 거치고 나면 내가 겪고 있는 문제가 조금은 다르게 보이기도 하고 그 문제의 해결점이 어렴풋이 떠오르기도 한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관찰, 인식, 수용의 과정을 자신도 모르게 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은 그 문제의 중심 속에서 이 과정을 겪어낸다.

그래서 더 감정적이 되거나 빠른 문제해결을 하고 싶은 마음에 다소 조급 해진다.

그러니 진짜 중요한 것을 놓치기도 한다.


나는 이 과정을 거치돼 거리를 살짝 두고서 생각해보려 한다.

이게 내가 마음 챙김을 시작하면서부터 변화된 습관이다.

과정은 동일할지라도 내 마음가짐이 달라진다.


결론적으로 내 마음이 편해지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관찰은 하되 사건에 대한 판단은 미루고 감각에만 집중해 보기

해결방법을 찾으려 고군분투하지 않고 그저 내 감각과 느낌을 인식해 보기


이런 식으로 반복하다 보면 나름의 실마리들이 눈앞에 하나씩 떠오른다.


그러고 나서 “그래, 맞아, 그랬지”라고 받아들이기만 하면 된다.

관찰-인식-수용 순서는 상관없다. 때론 뒤죽박죽 뒤엉킨 생각들이 튀어나오기도 한다.


다 괜찮다.

다만 마음의 여유를 갖기만 하면 된다.


마치 시간이 멈춘 듯. 세상에 오직 나만 존재하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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