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10대들의 물건 탐구 : 10대에게는 금지된 것

by 초코파이

김영하 작가님이 어느 예능 프로에서 우리나라는 술에 관대한 사회라고 말한 것을 들었다. 그 말에 동감을 한다. 술 먹고 한 실수는 재미있는 에피소드로 넘겨 버리고, 술을 많이 마시고 잘 마시면 사회생활을 잘하고 있는 여겨진다. 이러한 관대함은 10대에게도 마찬가지다. '술은 어른에게 배워야 한다, '라며 10대 청소년들에게 아버지 또는 어른들은 명절이나 가족들이 모여 있는 자리에서 고등학생들에게 술을 한잔씩 권하기도 하며, 수능 100일 전에는 백일주라는 이름으로 10대들이 마시는 술에 대해서 그들의 문화이며, 추억거리라며 모르는 척하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나의 자녀가 대학생이 될 때까지는 술을 한 방울도 먹지 않았으면 한다. 술이 10대의 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알기 때문이다. 이미 많은 연구들에서 10대가 알코올을 섭취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일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어른들은 건전하게 술을 권하고 소량의 술을 마시는 것이 오히려 친구들끼리 무분별하게 숨어서 마시는 것보다 더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가정에서 술을 경험해본 학생들이 다른 친구들과 어울려 술을 마시게 될 확률이 더 높다고 한다. 가정에서 한두 잔씩 마시게 해주는 술을 일종의 허락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아니면 자신은 이미 술을 배웠기 때문에 술을 마셔도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청소년들은 술 때문에 많은 문제를 일으킨다. 그중 가장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은 청소년들이 술을 마실 때 술을 자제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나는 술을 종종 마신다고 상담실에서 말하는 친구들 가운데 자신이 술을 잘 못 마신다고 말하는 10대들을 보지 못했다. 술을 종종(아니면 자주, 일주일에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마셨다고 자랑하는 친구도 있었다.) 마신다고 하는 청소년들의 주량을 물어보면 최소 2병이다. 약간의 그들의 허풍이 들어갔을지도 모르나 2병 정도는 그냥 마실수 있어요라는 대답은 흔하게 듣는다. 나는 9병 까지도 마셔봤다는 10대를 만난 적이 있다. 내가 "뻥이지?"라고 물어도 흔들림 없이 9병이라고 말하는 친구였다. 청소년들이 이토록 술을 많이 마시는 이유는 젊은 혈기로 어른들보다 더 많이 마실수 있고 술도 더 잘 느는 것처럼 보이고 숙취도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곧 내성이 어른들 보다 높다라는 말이다. 내성이 어른보다 더 빨리 높아지진 다는 말은 알코올 중독이나 알코올 의존증에 걸리기 쉽다는 말이다. 10대들은 일부로 위험한 것들을 미친 듯이 하고 싶어 하기 때문에 술을 끝까지 마신다. 문제 중의 문제는 10대들은 술을 잘 마시는 것을 자랑으로 여긴다는 것이다. (어른들도 술을 잘 마시는 것을 자랑으로 여긴다면 정신연령이 10대에 머물러 있는 것일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10대들이 친구들과 함께 마신다면 항상 폭음할 수밖에 없다. 딱 한잔 정도고 끊을 수가 없는 것이다.

10대들이 술을 마시는 것은 알코올 중독에 걸리기 쉽다는 부작용만 있는 것은 아니다. 10대들은 더 많은 문제를 일으킨다. 어른도 알코올의 섭취로 많은 문제를 일으키지만 충동적인 사고가 더 많은 것 같다. 예를 들자면 술을 먹고 길거리에서 고성방가를 하여 경찰에 신고를 당한다든지, 술을 먹고 자해나 자살 시도를 하기도 하고, 술을 먹고 친구와 싸우는 일도 흔하며 술을 먹고 성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술을 사기 위해서는 신분증을 위조하거나 사칭해야 한다. 술을 마시는 장소는 또 어떤가? 보통 부모님이 계시지 (늦게 오시는) 않는 집, 모텔, 공원, 폐가, 바닷가, 놀이터, 등(노상 마시는 술을 똥술이라고 부른다는 사실을 최근에 알게 되었다.) 숨어서 마셔야 하는 10대들이 만취하여 일으킬 수 있는 사고는 무궁무진한 것이다.

만일 "저는 술을 먹으면 딱 두 잔만 먹고, 더 얌전해져서 졸다가 집에 잘 들어가요."라고 말하는 청소년이 있다면 그 학생은 술을 마셔도 될까? 나는 10대들은 술을 한 방울도 마시지 않았으면 좋겠다. 청소년기는 뇌가 성장하는 시기이다. 특히 뇌의 여러 부분을 조정하고 관장하는 전두엽의 시냅스가 생겨나고 정리하는 시기이다. 쉽게 말해 전두엽이라고 하는 뇌의 우두머리 역할을 하는 영역이 리모델링되는 시기라고 생각하면 된다. 청소년 시기에도 뇌는 계속 발달을 거듭하고 있다. 알코올이 뇌에 미치는 영향은 모든 사람들이 다 알고 있다. 어른들에게도 치명적인 알코올은 청소년들에게는 더 치명적이다. 특히 기억과 관련된 해마에 손상이 많이 간다. 술을 일찍부터 마신 학생들일수록, 폭음을 한 기간이 길 수록 해마의 크기가 작아진다고 한다. 이것은 학습과 관련되는 인지적 기능의 손상을 의미한다. 쉽게 말하면 어릴 때부터 술을 마시면 머리가 나빠지고 학습능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또 술을 많이 먹을수록 정서적인 조절도 잘 되지 않는다. 우울이나 주의력결핍을 겪을 수도 있고 낮은 자존감으로 힘들어하기도 한다. 무기력을 경험하기도 하고, 술을 마시는 학생들 중 학교에 잘 오지 않는 학생이 많다. 숙취 때문에 일어나지 못해서 학교에 못 오는 것일 수도 있지만 술은 정서적 손상을 가지고 와서 결국 사람을 무기력하게 만들기도 한다. 숙취 때문에 아무것도 못하고 시들시들 술병을 앓아본 사람이라면 무슨 말인지 알 수 있다.


술은 어른들에게도 건강문제는 행동적 문제, 정서적 문제를 일으킨다. 청소년들에게 더 더 가혹한 문제들을 생긴다. 굳이 마실 필요가 있을까? 처음부터 아예 모르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활기차고 건강한 청소년기, 건강한 정신과 마음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은 청소년들이나 학부모님이 있다면 술은 10대들에게 권하지도 말고, 입에도 대지 않고 냄새도 맡지 말기를 바란다. 궁금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10대들에게는 좋은 점이 하나도 없는 술을 먹을 필요가 있을까?


[참고] 10대의 뇌 /프랜시스 젠슨. 에이미 엘리스 넛지음 김성훈 옮김/ 웅진 지식하우스/8장 알코올은 뇌에 어떤 장기적인 해악을 주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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