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은 아름다운 꽃을 맺기 위함인가
너 말고도 내 인생에 껄끄럽고 불편한 인간들 널렸어. 그딴 인간 더는 못 만들어. 그런 인간 견디면서 사는 내가 불쌍해서 더는 못 만들어.
- 나의 아저씨 中
불편하다. 인간이 인간을 불편해한다. 왜 인간은 인간을 불편해하는 걸까. 그리고 그런 불편을 감수하고 견디면서 사는 이유는 무엇일까. 살다 보면 싫으나 좋으나 불편한 순간들을 겪어야만 한다. 원하지 않더라도 불편한 인간들과 관계를 유지하고 맺어야 하는 때가 찾아온다. 꾸역꾸역 ‘성실한 무기징역수’처럼 그런 불편한 순간과 인간들을 참아내고 견뎌내다 보면 어느새 인생에는 껄끄러운 사람들이 넘쳐나게 된다.
참다 보면, 그리고 견디다 보면 조금은 나아지는 게 인생이라 생각했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되는 순간들이 참 많다. 4살 배기 아이는 조금이라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저 자신이 원하는 대로 싫고 좋은 감정을 드러낸다. 좋아하는 장난감이 있으면 다른 누군가의 것을 빼앗기도 하고 원하는 것을 가질 때까지 떼를 쓰기도 한다. 그러나 커가면서 점점 이것이 옳지 않다는 것을 배운다.
그러나 나는 자신이 불편한 상황을 겪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 왜 옳지 않은 행동인지 궁금해졌다. 불편을 감수하면서까지 견디는 것이 꼭 필요한 걸까. 우리는 왜 어른이 되면서 불편하지만 참고 힘들지만 인내하는 법을 배우는 걸까. 직장에서, 학교에서, 심지어 집에서 우리는 참고 인내해야 한다. 꾹꾹 눌러 담은 불편과 불만은 점점 마음속에 자리 잡아 커져가지만 우리는 그걸 모른다. 아마 알고 있지만 애써 무시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점점 마음의 그늘이 되어 어느새 얼굴에는 그늘이 드리워진다.
굳이 죄를 짓지 않아도, 잘못을 하지 않아도, 인사하기 껄끄러워지는 상황이 생길 때가 있다. 어렸을 때는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이제는 어렴풋이 이해가 간다. 상대방이 나에게 잘못을 해서도 아니고 내가 그에게 죄를 지어서도 아니지만 이상하게 인사를 할 수가 없다. 얼굴을 마주하기 껄끄럽고 불편해서. 어느 순간부터 그 사람이 나에게 불편하게 느껴져서. 그렇게 불편을 견디기 시작한다.
나는 웬만하면 모든 인간관계를 잘 이어나가려 노력하는 편이다. 어머니께 배운 부분 중 하나이지만 사람과의 관계는 그리 쉽게 끊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인연을 소중히 하라고 하셨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도 또 앞으로도 최대한 불편해도 좋게 넘어가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이러한 나의 노력은 미래를 위한 투자이며 준비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지 모른다. 지금의 불편을 견디면서까지 불확실한 미래에 투자하는 것이 과연 지혜로운가 생각이냐고. 그러나 나는 지금은 열매가 보이지 않지만 땅에 잘 심어 두고 기다리면 언젠가는 이 열매가 아름다운 꽃을 피우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