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사한 인생

치사한 건 내 인생이 아니야

by 더 메모리 THE MemorY


인생 왜 이렇게 치사한 걸까. 사랑하지 않으니까 치사한 거지.
- 나의 아저씨 中·


정말이지 인생은 왜 이렇게 치사한 걸까. 안 되는 사람들은 더 안되고 잘되는 사람들은 더 잘된다. 그래서 불공평한 인생이라고 말하는 걸까. 부자로 태어나서 원하는 것은 다 누리며 살고 남들보다 뛰어난 재능과 능력을 가지고 남들이 열 배로 노력할 때 그저 숟가락만 밥상에 놓으면 되는 사람들. 나는 원래 가지고 태어난 것들 때문에 치사한 거라고 생각했다. 아무리 발버둥 쳐도 그대로인 삶. 더 높이 올라가려야 올라갈 수 없는 삶. 그래서 치사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인생이 이렇게도 치사한 이유는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사랑하면 치사하지 않은 인생이 된다는 게 비논리적이면서도 납득이 되지 않는 말이다. 마치 사랑이 모든 걸 해결해 줄 것처럼, 좁혀지지 않는 간극을 좁혀줄 것처럼 말하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사랑을 하지 않기 때문에 치사하다는 말. 즉, 사랑을 하면 치사하지 않다는 말이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 말이다. 하지만 좀 더 들여다보면 보이는 것이 있다. 사랑하지 않는 사람들은 치사하다는 것이다.


누군가의 성공을 배 아파하는 것. 누군가의 능력을 질투하는 것. 나보다 잘난 사람들을 깎아내리고 싶어 하는 것. 모두 사랑하지 않기에 생기는 마음이다. 어디선가 이런 대사를 들어본 적이 있다. 어떤 이들에게는 평생의 고난이 어쩌다 덜컹하는 방지턱이라는 것. 그래서 노력하면 안 되는 일이 없다고 단정 짓는다는 대사였다. 누군가에게는 고난이 평생 넘지 못하는 산을 마주하는 것과 같다는 말. 그래서 인생이 치사하다는 말이었다. 물론 나는 이 말에 동의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내 일생의 고난이 누군가에게는 아무렇지 않을 수 있고 나에게는 그 고난이 평생 나를 괴롭게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대사에 빠진 한 가지는 바로 사랑이다.


이제껏 불공평하다고 생각한 인생은 사실 너무나도 공평하다는 걸 깨달았다. 사랑을 가지고 바라보면 그동안 잘나게 태어나 모든 걸 받으며 살았다고 생각한 한 사람의 인생에도 피할 수 없는 넘을 수 없는 고난이 있었다는 걸 알게 된다. 사랑을 가지고 사람을 대하면 그동안 별 볼 일 없다고 생각한 사람이 아직 깎이지 않은 보석을 품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마찬가지로 사랑을 가지고 바라보면 보잘것없는 나의 인생도 치사하다고 생각한 이 세상의 이치도 모두 누군가의 관용과 존중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말도 안 되는 불공평함이 사실은 더할 나위 없는 공평함과 공정함으로 변할 수 있는 건 사랑이다. 누군가의 인생을 사랑으로 바라보는 순간 우리는 그들의 아픔에 연민을 느끼고 그들의 성공에 기쁨을 느끼고 그들의 재능을 진심으로 손뼉 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우리의 마음이 우리 스스로가 우리의 인생을 존중할 수 있게 만든다. 내가 나의 인생을 소중하고 특별히 여길 때 비로소 우리는 인생이 결코 치사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된다. 치사한 건 인생이 아닌 사랑하지 않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인생’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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