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요하지 않아도 넌 내게 참 소중한 인연이고 감사한 친구야.
얼마 전 네가 말했듯이 우리가 동갑이고 첫째란 공통점이 있지 전혀 교집합이 없는 친구잖아.
성격도 비슷한 듯 다르고 취향도 다르고 그런데도 친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아마 우리가 서로에게 없는 모습, 혹은 원했던 모습을 상대에게서 찾은 것 아닐까?
난 너의 당당함과 사람을 대하는 모습에‘나는 저렇게 못하는데 저 아인 참 쉽게 하는구나.’하며 부러워했던 기억이 나. 우리가 25살에 만나 벌써 20년지기가 되었네. 가까이에 있는 친구가 너 하나라 가끔은 내가 너를 너무 귀찮게 하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좋은 음악을 듣게 되는 출근길에나, 하루를 마무리 하며 여유를 찾는 퇴근길에 너는 무슨생각을 하고있을까? 궁금해지거든. 그럴 때 전화기를 들고 전화를 한건 아마 몇 번 안될거야. 넌 겉으로 보기엔 약해보여도 속은 단단한 친구고 난 겉으로 보기엔 강해보이는데 속은 약한 사람이지. “그냥 보고싶어서, 목소리 듣고싶어서 전화했어”라는 말을 하기위해 전화를 거는 그 몇 번은 네가 지금 바쁜 시간은 아닌지, 다른 사람과 함께하고 있는 시간은 아닐지 여러 가지 고민을 하고 누른거였어. 소심하지?
더 소심한 내 얘기를 해줄까? 나는 상대가 거절하는 것에 상처를 받아서 그냥 처음부터 상대와 대화를 안하는 걸 택하는 쪽이야. 이건 마치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는 격인가?
아! 한동안 유행하던 MBTI 해봤어? 나는 INFJ야
내성적이고 직관적이고 감정적이며 계획적이래. 이게 뭐얏!!!! 또라인데 상당히 계획적인 또라이라는 걸로 들려. 딸아이가 내가 I성향 즉, 내성적이라는 것에 놀라더라. 전혀 그렇게 생각 안해봤대. 얜 나를 뭐로 본거지? 내성적이라는 건 타인을 신경 쓴다는 거잖아. 그건 맞는 것 같지? 나도 타인의 시선을 신경쓰며 살아왔어. 내가 이런 행동을 하면 어떻게 볼까? 욱해서 말을 막 던져 놓고 상대가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 고민하고 말야. 그러다가 알게된게 ‘타인은 나를 생각하지 않는다’는 말이 진짜라는 사실이야.
타인은 내게 관심이 없더라고 나만 내 눈치 남 눈치를 보는거였어. 내 기준에서 상대를 맘대로 평가하고 나를 이렇게 볼 것이다라고 내 멋대로 판단한거지.
아, 이말 조금은 슬프다. 타인은 내게 관심이 없는데 관심을 받으려고 나만 아등바등 거린 것 아닌가? 왜 진작 좀 더 일찍 나를 볼 생각을 못햇을까? 하긴 기회가 있었다고해도 돌아갔다면 아마 어린 시절의 나는 참 싸가지 없다는 소리 들었을 수도 있을거야.
마흔이 넘은 시간이 우리를 이제야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는 것 같어. 이쯤이면 이제 남들 눈치 볼만큼 봤으니 스스로 돌아보고 아끼는 시간을 가지라는 의미인가? 마흔다섯이란 나이가 이제는 나를 돌아볼 시기라는 의미라면 앞으로 남은 시간을 우린 어떻게 스스로를 돌아봐야하는 걸까? 우리 부모세대는 경험하지 않았기에 우리에게 알려주지 않은 것이고, 학교에서도 알려주지 않았고, 지금까지 남의 눈치보는 법만 터특한 우리는 어떻게 해야하는걸까?
가끔은 길을 잃은 것 같을 때 책을 읽어. 에세이든, 소설이든, 자기계발서든 무조건 읽어.마치 책속에 답이 있는 것처럼. 근데 책으로도 방법이 없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사람은 너야. ‘너라면 어떻게 할까?’라는 나를 보는 방법에 네가 길이 되어준 적이 자주 있어. 감정기복이 심해서 위아래로 요동치는 밤이면 외롭다는 감정이 격해질 때도 네가 생각 날때가 있어. 누군가 만나고 싶어지고 얘기하고 싶을때도 너를 만나고 싶었고.
“우리 언제봐?”라는 네 물음에 슬며시 행복해. 이정도면 이거 “나 너 사랑하냐?”
네가 선물받았다는 [개인주의 선언] 책을 나도 읽었는데 개인주의가 이기주의는 아니란 말이 와 닿았던 것 같아. 하지만, 난 “개인주의입니다.!”라고 말해도 “넌 이기주의적이야”라는 말을 듣는게 현실이네.
이제부터 우리 개인주의도 이기주의도 아닌 “나 주의”로 살자.
근데....“나 주의”가 나를 조심하라는 의미가 되는건 아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