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다섯 동갑내기의 교환일기
“행복해져라~, 행복해져라~”
행복송 들어봤어? “행복해져라~”만 계속 나와서 첨엔 이 노래 뭐야? 했는데 듣다 보니 웃음이 나.
누가 깔깔 웃으면 첨엔 뭐지 싶다가 같이 웃게 되잖아.
혼자 이 노래 틀어놓고 피식피식 웃었어.
문득 소리 내서 크게 웃어본 게 언제인가 싶어.
어릴 적 내 웃음소리는 ‘까르르’였을까?
십 대 때는 ‘꺽꺽’ 거렸던 것 같아. 변성기도 심하게 했거든.
이십 대 때는 ‘크하하하’였어. 아! 남자 만날 때는 ‘호호’였다고 이실직고한다.
삼십 대 때는 ‘하하’였나? 부모가 되고 나서부터는 왜 내 웃음소리가 생각이 안 날까?
아이 웃음소리는 기억이 나는데 말이지..
아이가 주는 기쁨이 정말 크지만 그 기쁨이 주는 웃음은 뭐랄까... 좀 달라.
내가 너랑 우리의 이야기를 하면서 웃는 웃음에는 카타르시스 같은 게 있는 것 같아.
‘그동안 나 이렇게 살았어. 잘 참았지? 그래... 그래... 나도 그랬어! 나도!
그래 우리 잘 살고 있다. 그렇지?‘하면서 위로받고 이해받는 느낌이 들어있는 것 같아.
하지만, 아이가 주는 웃음은 행복도 주고 책임감도 주는 것 같아.
아이가 웃을수록 우린 나이 들고 어쩌면 우리 눈가 주름이 아이들 웃음을 얹고 있어서 자꾸 늘어나고
쳐지는 거 아닐까?
아침에 세수하고 거울 보면서 로션 바르다가 눈가에 주름이 하나 늘었더라. 어떻게 생긴 주름일까?
코로나 때문에 두 달 만에 친정 갔다가 본 엄마 머리숱이 많이 빠지셨더라. 주름도 늘고... 서글프더라.
우리 엄마 젊었을 때 머리숱도 많고 정말 예뻤는데, 그때 엄마 모습을 기억하는 게 너무 슬프다.
엄마한테 늘어난 주름은 내가 준 웃음은 행복의 의미일까? 책임감의 무게일까?
내가 엄마 나이가 되면 나도 엄마 모습을 닮아있겠지? 가끔은 기대되고 무섭기도 하고, 엄마처럼 사는 게...
어릴 적 ‘너 같은 자식 낳아서 키워봐라’는 말이 ‘너는 나처럼 살지 마라’는 의미였다는 걸 부모가 되어서야
알게 되었네.
우리는 부모님 나이가 되면 부모님의 반의 반만이라도 그 삶을 살 수 있을까?
행복해져라~ 행복해져라~ 너도 나도 우리 부모님도 모두 행복해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