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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VS 캐나다 최고의 워홀 국가는?

현재 우리나라 청년들이 워홀을 떠날 수 있는 국가는 총 23개국이다. 그중 영어를 사용하는 대표적인 나라로는 영국,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홍콩 등이 있다. 캐나다는 모집인원이 4천 명이고 호주는 인원에 제한이 없어 이 두 나라에 많은 워홀러들이 모인다. 두 곳 모두 영연방 국가에 영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상당히 비슷할 것 같지만 그만큼 다른 점도 많다. 내가 경험한 이 두 나라를 간단하게 비교해보고자 한다.


1. 날씨

호주와 캐나다의 가장 큰 차이점을 뽑으라면 그중 첫 번째는 역시 날씨다. 호주는 1년 내내 온화한 기후로 일부 남부 지역을 제외하면 1년 내내 눈을 보기 힘들다. 반대로 캐나다는 서부 밴쿠버를 제외하면 1년의 반이 춥고 긴 겨울이다. 이런 날씨 차이로 인해 두 나라는 문화, 생활 방식이 매우 다른데, 1년을 머문다고 가정할 때 챙겨야 하는 옷의 종류와 양부터 다르다. 간단히 얘기하면 한국에서 멋으로 입는 캐나다 구스가 그곳에선 생필품이라는 이야기다. 반대로 호주는 음식이 짠 편인데 더운 날씨 때문에 땀으로 배출하는 염분이 많아서 그렇다고들 흔히 이야기한다. 볼 수 있는 나무와 동식물이 달라 전체적인 경관이 매우 이국적이다. 사람마다 좋고 싫은 계절이 있기 마련인데 호주의 여름과 캐나다의 겨울을 직접 체험해보면 그 생각이 바뀌는 사람도 많이 있다. 


1년 내내 온화한 날씨의 호주(좌)와 8월에도 빙하를 볼 수 있는 캐나다(우)

2. 시급과 텍스

두 나라 모두 한국보다 시급이 높지만 특히 호주가 조금 더 높은 편이다.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경우 2022년 현재 최저 임금은 CAD$15.50, 호주는 AUD$21.38로, 환율을 감안하면 호주가 캐나다보다 약 3천 원 정도 높다. 하지만 연재 앞부분에 쓴 것처럼 호주는 인건비가 비싸 인력을 매우 효율적으로 배치하다 보니 업무시간이 적은 경우가 많다. 나의 경우엔 캐나다나 호주나 1년에 동안 버는 임금의 총합은 비슷했지만 확실히 호주에서 여가 시간이 더 길었다. 단 지역마다 주거비용이 다르니 이 점은 주의해야 한다. 높은 인건비만큼이나 호주 도심의 주거비용은 매우 비싼 편이다. 호주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상점이나 식당에서 계산할 때 가격표에 적힌 대로 지불하지만 캐나다의 경우에는 가격표에 추가로 세금이 붙는다. 식당처럼 종업원들의 서비스를 받는다면 팁 역시 지불해야 한다. 주마다 차이가 있지만 세금과 팁이 각각 15% 정도다. 예를 들어 식당에서 $100치 음식을 주문했다면 최종 지불 가격은 세금과 팁을 각각 $15씩 포함하여 총 $130이 된다.


3. 주변 여행지 및 팁

지리적으로 캐나다는 미국과 가깝고 호주는 동남아와 가깝다. 캐나다는 한국과 시간이 반대고 호주는 계절이 반대다. 캐나다와 호주 모두 정말 큰 국토를 가졌지만 상대적으로 인구는 적어 사람들의 손이 닿지 않은 채로 잘 보존된 대자연이 많다. 캐나다의 북쪽은 북극과 가까워 겨울이 더 춥고 혹독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도시가 국토의 남쪽 미국 국경과 근접해 있다. 덕분에 동부에선 차를 끌고 뉴욕에 갈 수 있고, 서부 밴쿠버는 미국의 시애틀과 두 시간 거리이다. 미국과 멕시코를 거쳐 남미까지 이어지는 아메리카 대륙에는 볼 것도 많고 여행할 곳도 많다. 호주의 중앙은 아웃백(Outback)이라 부르는 사막으로 이뤄져 있어 대부분의 인구가 국토의 테두리, 바다 근처에 살고 있다. 도시 주변에는 아름다운 바다를 낀 휴양지가 많아 일상에 지친 몸을 힐링하기도 한다. 아웃백은 호주 현지인들에게도 미지의 세계처럼 느껴져 사륜구동 자동차를 타고 모험을 떠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등교 전 이른 아침, 서핑 즐기는 호주의 청소년들을 보고 문화 충격을 받았다.


사실 이 호주와 캐나다 둘 중 최고의 워킹홀리데이 국가 하나를 꼽으라고 묻는다면 정말 어려운 문제다. 마치 발라드와 힙합 음악 중 평생 한 가지 음악만 들으라는 이야기처럼 말이다. 나는 평소 여름이 매우 싫었지만 혹독한 캐나다의 겨울을 겪어보고 자연스레 여름이 좋아졌다. 매일매일이 축제의 연속인 캐나다의 여름을 몇 해 보내고 호주에 갔을 때 정말 신이 났다. 그 좋은 여름을 1년 내내 즐길 수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호주의 여름은 한국의 여름과 비교해도, 정말 덥다 못해 너무 뜨거웠다. 40도에 육박하는 여름철 실외 온도는 10분 거리 출근길을 한 번에 걸어갈 수 없게 했다. 


캐나다에서 자동차로 국경을 넘어 떠나는 미국 여행은 한국에선 절대 경험할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이다.


텍스와 팁이 포함되지 않은 캐나다의 가격 체계가 처음에는 조금 번거롭게 느껴졌다. '우리나라나 호주처럼 텍스가 물건 값에 포함되어 표기되어 있으면 얼마나 간단하고 좋을까?'라고 나도 생각한 적도 있다. 하지만 조금 번거롭더라도 소비자의 지갑에서 세금은 바로 정부로, 팁은 바로 식당의 종업원에게 가는 시스템이 결국엔 더 투명하게 느껴지고, 소상공인들에게도 심리적으로 도움이 된다. 식재료 값이 올라도 김밥, 짜장면 등의 서민음식 가격은 10년 전과 거의 비슷한 우리나라와 상반되는 모습이다. 물건을 구매할 때마다 영수증에 찍힌 세금과 팁을 보면서 돈의 가치와 흐름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하게 한다. 


그곳의 환경에 맞도록 오랜 시간 동안 단점을 보완하며 자리 잡은 정책과 문화이기 때문에 어떤 게 더 좋고 나쁨을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 보다 관심 있게 봐야 할 건 그들이 주어진 환경을 어떻게 받아 들는지이다. 캐나다는 너무 춥고 호주는 너무 덥지만 그렇다고 방 안에만 꼭 박혀 추위와 더위를 피하고 있지만은 않는다. 캐네디언들은 스키나 스케이트를 타고, 스노슈를 신고 눈 위를 걷는다. 스스로를 '오지(Aussie)'라고 부르는 호주 사람들은 바다에서 수영을 하고 서핑을 즐기며 캠핑 등 자연 깊숙이 들어가는 모험을 즐긴다. 외국 생활을 오래 하며 우리가 정말 배워야 할 건 영어와 돈 버는 법이 아니라 각자 다른 환경에서 서로가 세상을 대하는 방법이다.


한 곳만 고르라고 하면 정말 난처하다. 하지만 영어 공부에 더 집중하고 싶다면 캐나다로 먼저 추천하고 싶다! 반대로 여행을 더 많이 하고 싶다면, 특히 바다를 좋아한다면 호주를 적극 추천한다. 내가 생각하는 제일 좋은 시나리오는 캐나다에서 영어실력을 많이 늘리고 호주에서 돈을 벌며 여행하는 것이다. 최대 2년까지 워홀이 가능한 호주까지 이렇게 총 3년을 잘 보냈다면 돈과 경험이 충분하여 뉴질랜드, 영국 같은 다른 영어권 워홀도 쉽게 가능하리라 생각된다. 혹시 내가 20대 초반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나는 그렇게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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