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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하노이에서 꼭 맛봐야 할 5가지

호주 워홀 뒷 이야기 1. 호주에서 베트남 1+1 여행기

우리는 9개월 동안 생활했던 호주를 떠나 이제 베트남으로 향한다. 울루루의 수렁에서 헤어 나오지 못할 뻔한 우리가 진짜 저렴하게 다윈과 쿠알라룸푸르를 거쳐 베트남 여행까지 하게 된 계기는 아래 글 참고


https://brunch.co.kr/@parttimeartist/53




처음 캐나다 땅을 밟은 뒤로 정말 오랜만에 영어권을 벗어나서 아시아 땅을 밟는다. 푹푹 찌는 다습한 하노이 공항에 발을 딛는 순간부터 지금까지 여행했던 캐나다, 미국, 호주와는 완전 다른 느낌을 받았다. 공항에서부터 느껴지는 인구밀도는 훨씬 높은데 말이 하나도 통하지 않았다. 어렵게 택시를 타고 호텔을 찾아 체크인을 했다. 5박을 묶는데 요금이 $80이었다. 캐나다에서 제일 저렴한 모텔의 하루 숙박비 정도였다. 이때부터 살짝 재밌어지기 시작했다. 체크인을 마치고 호텔 아래 식당에 들어가 맥주를 시켰는데 그때부터 진짜 입이 귀에 걸렸다. "쌀국수와 스프링롤에 맥주까지 두병 시켰는데 이 가격밖에 안 한다고?"물가가 저렴해 기대치가 낮다 보니 실망은커녕 작은 것 하나하나가 모두 감동이었다. 말이 잘 안 통하는 것 마저 너무 재밌게 느껴졌다. 영어가 안 통하고 메뉴판조차 읽을 수 없으니 진짜 여행하는 느낌이 났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해외여행 가면 가이드북에 여행회화 책 가지고 다니며 현지인들에게 손짓 발짓으로 길을 묻고는 했다. 스마트폰 나온 뒤에는 지도 어플에 번역기까지 있어 현지 사람들과 소통할 이유가 점점 줄어 이런 분위기를 느끼기가 어러워졌다. 나는 미국, 캐나다, 호주를 여행 한 바로 뒤라 저렴한 물가까지 더해져 배낭여행 느낌을 물씬 낼 수 있었는데, 젊은 친구들에게 북미나 유럽일랑 잠시 넣어두고 베트남으로 배낭여행을 오라고 많이 추천해주고 싶었다.


덕분에 하노이에 머무는 5일 동안 정말 신나게 놀았다. 베트남에서 꼭 해봐야 할 것들을 간단하게 정리해봤다.


1. 분짜의 매력 알기

머문 호텔 가격이 저렴하니 당연히 조식 같은 건 없었다. 하노이에서 맞이하는 첫 아침, 채비를 마치고 관광하러 나갔는데 거리에서 맛있는 숯불 냄새가 났다. 돼지고기를 굽고 있었는데, 냄새도 비주얼도 너무 좋아 군침이 절로 돌았다. 손짓으로 이걸 먹고 싶다고 얘기하니 골목 한편에 마련된 테이블 앞 목욕탕 의자에 앉으라 한다. 고기만 주는 줄 알았는데 소쿠리 가득 담긴 야채와 면을 함께 준다. 숯불에 구운 돼지고기를 피시소스로 만든 국물에 담가 주는데 여기에 야채와 면을 함께 담가 먹는 '분짜'라는 요리다. 오바마와 백종원 씨가 먹고 갔다고 한국에도 유명해졌다 하는데, 외국 사는 동안 한국 TV를 안 봐서 우리는 이 요리를 처음 접했다. 돼지고기에 벤 숯불향과 피시소스의 새콤달콤한 국물 맛이 달달한 갈비탕 국물 같기도 한데, 거기에 쌀국수 면과 신선한 야채를 담그면 한국적이면서도 이국적인 맛이 느껴진다. 매콤한 게 좋으면 한편에 놓인 고추를 넣는 것도 좋다. 베트남에 머무는 5일 동안 매일 아침 분짜를 먹었을 정도로 너무 맛있었다. 그리고 분짜는 역시 길거리 목욕탕 의자에 앉아서 먹어야 제맛이다.



2. 수제 도장 만들기

어떤 모양이든 도장으로 만들어주는 수제 도장집이 하노이 시내에 있다. 여행하면서 냉장고 자석 외에는 기념품 욕심 그리 많지 않던 나였는데도 '이건 꼭 사야 돼'라며 적극 구매에 나섰다. 줄리는 호주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앞에서 찍은 사진을, 나는 캐나다에서 찍은 사진을 주고 제작이 가능한지 물어봤는데 정말 아음에 쏙 들게 만들어줬다. 옥수수 알갱이 하나하나의 디테일까지 살려준 베트남 도장 장인의 손재주에 정말 감탄했다.



3. 베트남 커피 맛보기

베트남에는 맛있는 커피가 많다. 프랑스의 식민지 시절 베트남에 전파된 커피는 80년대 후반 세계 커피 시장에 진출하여 세계 2위 커피 생산국이 되었다. 콩 카페는 이미 한국에도 많은 체인이 있고, 인스턴트커피 브랜드인 G7은 베트남 관광객이 꼭 사가는 기념품 중에 하나다. 커피 강국인 만큼 하노이 거리 곳곳에도 맛있는 커피집이 많았다. 더운 날씨에 지칠 때면 분위기 좋은 카페에 앉아 시원한 커피 한잔 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4. 베트남 맥주 거리 타이엔(Tạ Hiện)에서 맥주 한잔

세계 어딜 가나 그곳 사람들의 에너지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 한 두 곳쯤 있다. 외국인들이 묻는다면 나는 명동이나 동대문, 광장 시장 같은 곳을 많이 추천해 준다. 베트남 하노이에도 그런 곳이 있었는데, 바로 맥주 거리 타이엔이었다. 밤이 되면 빨강, 노랑 색색 불이 켜지면서 길거리는 간이 테이블과 의자로 가득 차고 어느새 사람이 빼곡히 들어앉는다. 은박지로 감싼 팬에 돼지고기, 소고기, 해물 등을 입맛대로 구워주는데 맛있는 안주에 분위기까지 더해져 정말 맥주가 술술 들어간다.


5. 1일 1 마사지

저렴한 인건비 덕분에 베트남에서는 1일 1 마사지가 가능하다. 매일 일과를 마치면 항상 마사지를 받고 호텔로 들어갔는데 그동안 쌓인 여독이 정말 말끔하게 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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