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으로 던진 빵 한 덩이에 수십 마리 참새 떼들이 모여든다. 저 예쁜 것들이 종일 조잘거린다. 저 가벼운 몸짓, 저들에게 가장 행복한 것이 무엇일까. 흔히들 삶의 무게라고 말하는 그런 것이 있을까. 본성만이 존재하는 저들이, 욕망의 단순한 셈법이 전부인 저들이, 저처럼 행복해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자유의지를 가진 존재의 무게가 저 귀여운 것들을 바라보고 있는 스스로를 가라앉히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 이 시간, 이 시간뿐인 나는 어디에서 어디로 또 어디쯤에서 생의 무게를 벗을지 모른다. 그렇다고 그저 기다리는 시간은 내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의미도 없이 채워진 혼합색의 튜브를 풀어 스스로에게 덧칠하고 있는 작업자의 허무하고 단순한 손놀림일 뿐이다.
가자. 어디든 가자. 꿈을 꾸지만 꿈을 먹으려고 하지는 말자. 꿈에 잡혀 허망한 시간을 견디는 미련한 시간은 외면하고 지워버리자. 그렇게 살지 말자고 노래하자. 언제든 기회가 주어지면, 현재 또는 지금이라는 시간 가운데 이 허무한, 의미 없는 시간을 끝낼 수 있는 기회가 오면, 가볍게 가자. 까마득한 절벽 앞에서 눈을 감고, 푸르른 창공을 붙잡고, 마치 날개를 가진 저 작은 참새들 마냥 종종거리는 날개들처럼 팔을 휘저으며 날아보자. 날아보려는 흉내를 내다가 죽을 수 있겠다 싶다면 성공이다. 죽음이 가장 안전한 집이며, 죽음을 향해 가는 것이 인생이었음을 문득 깨닫게 될지 어떻게 알겠나.
인생에게 지름길이란 예상하지 못한 시간에서 만난 죽음의 문을 발견하는 것일 뿐이다. 그렇다면 용기는 죽음의 가장 가까운 친구일까, 문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