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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kb 하우스 Apr 25. 2024

새롭게 시작하는 이에게 바란다

<뚜꺼삐 주식회사>

바이크를 광적으로 즐기는 사람에겐 커다란 꿈이 있다. 바로 바이크를 타고 세계일주를 하는 것이다. 참고로 여기서 바이크는 모터사이클이다. 바이크의 고수가 아니어도 이것 때문에 바이크에 입문하기도 한다. 바이크에는 혁명가 체 게바라의 삶을 다룬 영화 ‘모터사이클 다이어리’와 같이 여행과 자유에 대한 특별한 끌림 같은 게 있는 것 같다. 마치 방황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 떠나는 길고 험난한 여행에는 분명 특별한 매력이 숨어 있다. 강원도 강릉에서 배를 타고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서 출발해 몽고를 거쳐 유럽을 여행하고 돌아오는 여정이 대표적이다. 인터넷에는 바이크 세계일주에 대한 질문이 많이 올라오고 있으며 이것의 정보를 공유하는 블로그와 카페도 여럿 있다. 나 역시도 세계일주에 관심이 생겨 긴 시간 눈팅만하다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온로드와 오프로드 양쪽 모두를 주행할 수 있는 듀얼 퍼포즈 바이크를 직접 보기 위해 샵에 방문한 적이 있다. 그런데 마침 그곳에 일주일 전 세계일주를 마치고 돌아온 부리라 불리는 노란색 바이크가 정비를 받고 있었다. 젊은 부부가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반년 가까운 기간 다녀온 여행은 뭔가 특별하고 멋있게 느껴졌다. 


도전이라는 과제가 붙으면 뭐든 설렘이 부수적으로 붙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바이크로 떠나는 세계일주와는 또 다른 것 챌린지가 있다. BMW 모토라드가 아마추어 라이더를 대상으로 세계를 무대로 펼치는 ‘GS 트로피’가 그것이다. 2년마다 개최되는 GS 트로피는 오프로드 바이크를 즐기는 라이더들에게는 특별한 도전과 추억을 선사한다. 많은 바이커들과 추종자들이 이들의 도전을 응원하면서 이것의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이것의 영향으로 이젠 국내에도 여러 랠리와 바이크 행사가 열리면서 나 역시도 여러 번 참가한 적이 있다. 도전은 주변 사람들까지 신나고 가슴 뛰게 만드는 마력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후배에게서 전화가 와서 GS 트로피에 도전해 보고 싶다는 말과 함께 내게 여러가지를 물어보았다. 같은 부서에서 일한적은 있지만 근무지도 다르고 서로 다른 업무를 하게 되면서 만남도 인사도 못하고 지냈는데 이 일로 우린 긴 시간동안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그는 오프로드를 새롭게 대하면서 바이크의 다른 세계가 있는 것에 매력을 느껴 GS 트로피에 도전하게 되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바이크며 용품들을 구매하기 위해 알아보고 있다고 했다. 나는 그의 새로운 도전을 응원한다. 이것은 내가 꿈꾸긴 했지만 해보지 못한 도전이라 더욱 간절하게 느껴졌다. 내가 해보지 못한 것을 후배가 멋지게 성취해 주기를 바래 본다.


사실 나는 작년 이맘때 바이크를 접었다. 조금이라도 젊을 때 도전해 보겠다며 5년만 타기로 아내와 약속을 했었다. 그러나 이것 말고도 또 다른 이유도 있었다. 도전이라는 과제에 나는 분명 즐거움을 느꼈지만 나는 이것에 한계도 함께 느껴야 했다. 나는 과거에 겪은 바이크의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나는 새로운 도전에 자신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과거의 경험에 갇힌 채 벗어나지 못했고 한계 또한 넘어서지 못했다. 바이크는 분명 나의 심장을 뛰게 하고 나를 앞으로 달리게 했지만 한계나 위험 앞에서 나는 반대 방향으로 달아나고 싶은 마음이었다. 도전에는 사고도 따르고 실수도 있는 것이지만 나는 이것을 겁내고 피하면서 아쉽게도 더 큰 도전으로 이어가지는 못했다. 내게는 5년의 시간이 도전의 기회였지만 또 그만큼 아쉬움이 많은 시간이기도 했다. 그래서 새롭게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


“심장을 요동치게 하는 것이 있다면 이것에 리듬을 맞추고 신나는 엔진음을 내며 앞으로 나아가길 바란다. 그리고 이것의 도전이 바이크라면 나의 몫까지 멋지게 대신해 주기를 바라며 응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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